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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초판본 WINNIE-THE-POOH ㅣ classic edition 1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박성혜 옮김 / FIKA(피카) / 2022년 7월
평점 :
절판
사랑스러운 곰돌이 푸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영국의 작가 앨런 알렉산더 밀른이 아들 크리스토퍼 로빈 말른이 가장 좋아하는 곰 인형 위니와 다른 동물 인형들을 가지고 노는 모습에 영감을 받아 집필했다고 해요.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만든 이야기라는 사실만으로도 감동적인데 그 내용마저도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마음이 행복해지네요.
에드워드 베어가 크리스토퍼의 뒤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쿵, 쿵, 쿵, 계단에 머리를 찧으면서 말이죠. 곰은 이게 계단을 내려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가끔은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나요. 잠시만 머리 찧기를 멈추고 잘 고민해본다면 좋을 텐데.
아무튼, 이제 곰이 아래층에 도착했습니다. 여러분에게 인사할 준비가 되었네요.
자, 소개합니다. 위니 더 푸입니다.
처음 곰의 이름을 듣고는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물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이렇게 묻고 싶었을 거예요.
"저기, 곰은 남자애 아니었니?"
"그럴걸요."
"그런데 이름이 위니야?"
"위니라고 부른 적 없는데요."
"아, 네가 위니라고 하지 않았니...?"
"위니가 아니라 위니 더 푸예요. '더'가 어떤 의미인지는 아시죠?"
"아, 그렇구나. 알겠어."
(15-16p)
이 책은 1926년 오리지널 초판본 《곰돌이 푸》 를 국내 최초로 출간했다는 점에서 특별해요. 초판본을 원본 그대로 보는 감동뿐 아니라 겉표지를 벗겨내면 짙은 초록색 바탕에 금박 장식이 된 고급 양장본이라서 소장하는 기쁨도 있네요.
표지 안쪽에는 곰돌이 푸의 집과 크리스토퍼 로빈의 집 주변을 보여주는 지도가 그려져 있어요. 크리스토퍼 로빈의 곰 인형인 곰돌이 푸와 숲에 사는 작은 돼지 피글렛과 당나귀 이요르, 캥거루 캥거와 아기 루, 올빼미 아울, 토끼 래빗, 땅다람쥐 고퍼, 꿀벌 친구들의 집이 표시되어 있어요. 처음 곰돌이 푸의 모습을 그린 사람은 삽화가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예요. 딱 봐도 곰 인형의 모습을 간결하게 스케치한 이미지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노랗고 오동통한 몸집에 빨간 티셔츠를 입은 모습은 미국판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져서 공식 이미지가 된 거예요.
일단 오리지널 흑백 삽화가 주는 심심한 느낌이 곰돌이 푸의 이야기와 찰떡인 것 같아요. 나른한 오후에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며 숲길을 걷고 있는 푸를 상상하면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할 수 있을 거예요. 조금도 급하거나 서두르는 기색 없이 느긋하고 여유로워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요. 가만히 우리의 일상을 떠올려면 어떤가요. 굉장한 일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게 아니라면, 아니 좀 바쁘더라도 아주 잠깐은 행복할 시간을 가져보는 거예요. 가끔 곰돌이 푸도 기죽을 때가 있지만 그럴 때마다 크리스토퍼 로빈은 달래듯 말해줘요. "넌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곰이야, 푸." (69p) 그래요, 아무리 속상해도 좋은 친구는 늘 힘이 나게 만든다니까요. 서로 사랑한다는 건 사랑하는 이들이 곁에 있다는 건 정말 살맛 나는 일인 것 같아요. 행복이란, 어쩌면 나만의 곰돌이 푸를 마음에 품는 일이 아닐까요.
"푸, 너는 아침에 눈 뜨면 무슨 생각을 제일 먼저 해?"
"'아침 뭐 먹지?' 하는 생각. 피글렛 너는?"
"'오늘은 또 무슨 신나는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생각."
"둘이 똑같은 거다, 그치?"
(247-248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