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주를 삼키고 있는가 - 50년간 우주를 올려다본 물리학자의 30가지 대답
폴 데이비스 지음, 박초월 옮김 / 반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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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 전 미항공 우주국(NASA)이 지구에서 약 46억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단 컬러 사진을 공개했어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관측 결과인데, 이는 우리가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이미지와는 크게 다르다고 해요. 얼핏 별처럼 반짝이는 점 하나하나가 은하이며, 일부 은하들이 찌그러져 보이는 것은 천체에서 나오는 빛이 블랙홀과 같은 거대한 천체에 의해 휘어져 보이는 현상인 중력렌즈 효과 때문이라고 하네요. 근적외선 카메라와 중적외선 도구로 촬영하여 멀리 떨어진 은하들의 대기를 분석할 수 있고, 별의 탄생도 관측했다고 하니 앞으로의 연구가 천문학의 오래된 질문들에 대답해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게 되네요.

《무엇이 우주를 삼키고 있는가》 는 50년간 우주를 올려다본 물리학자의 30가지 대답을 담은 책이에요.

이 책에는 인류의 우주적 발견을 자세히 탐구한 이론물리학자이자 우주론학자인 폴 데이비스의 근본적인 철학적 질문들이 나와 있어요.

우주는 왜 존재하는가, 우주는 왜 이러한 형태를 갖추었으며 자연법칙은 왜 지금의 형식으로 존재하는 걸까요... 이러한 질문들은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들이 평생 연구해온 주제라고 볼 수 있어요. 지금은 누구나 우주론을 이야기할 때 빅뱅을 언급하지만 처음부터 순순히 받아들여졌던 건 아니라고 하네요.

저자는 1912년을 현대 우주론이 탄생한 진정한 시점으로 꼽고 있어요. 천문학자 베스토 슬라이퍼는 1912년, 로웰 천문대에서 성운들이 대부분 우리은하보다 확실히 더 붉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슬라이퍼의 발견이 유명세를 얻기까지는 수년의 세월과 수많은 관측이 필요했어요. 1924년, 에드윈 허블은 캘리포니아 윌슨산에서 당시 세계에서 가장 거대했던 망원경으로 안드로메다 성운에 속한 개개의 별을 관측하여 그 성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어요. 이로써 허블은 안드로메다가 사실은 성운이 아니라 우리은하 같은 은하 그 자체라는 사실을 증명해냈어요. 이어서 허블은 또 다른 은하 23개의 거리까지 추정해냈어요. 허블은 <뉴욕 타임스>를 통해 자신의 성과를 세상에 알렸고, 이것은 20세기 가장 중대한 발견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이전에 팽창 우주의 역사에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영웅인 슬라이퍼가 있었네요.

우주론의 황금기는 1989년 11월 NASA 탐사선 COBE 발사와 함께 도래했어요. 우주 팽창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해요. 우리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인 것처럼 느끼지만 착각일 뿐이에요. 우주에는 중심이 없어요. 우주가 팽창한다는 건 말 그대로 은하들 사이에 공간을 집어넣는다는 뜻이며 그 결과로 은하들이 서로 점점 더 멀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빅뱅은 어디에서 발생했느냐는 질문의 답은 '모든 곳'이에요. 우주배경복사, 빅뱅 잔광의 진원지는 없어요. 우주배경복사는 공간상의 특정한 점으로부터 뻗어나온 복사의 흐름이 아니에요. 우주 전체는 마치 거대한 화덕에 갇힌 것처럼 마이크로파에 파묻혀 있어요.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는 동안 우리는 하늘의 모든 지점에서 우주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는 셈이에요. 공간이 늘어난다는 사실은 적색이동을 새롭게 바라보는 유용한 방식을 제공하며, 먼 은하에서 날아오는 빛의 파동은 팽창하는 공간을 통과해야만 우리에게 도달할 수 있어요. 지구의 지평선이 세상의 끝이 아니듯이, 우주 지평선도 우주의 끝을 뜻하지 않아요. 끝이란 없어요. 우주 지평선은 그저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 조각의 테두리일 뿐이에요. 우주가 팽창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 관측되는 은하는 수십억 광년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고, 망원경은 바로 지금 우주의 즉석 사진을 찍어주는 기구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해요.

수십 년간 천체물리학자들이 연구한 내용들을 단숨에 이해하긴 어렵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 하틀과 호킹이 발표한 논문의 견해가 역전되었고, 우주론학자들 중에는 빅뱅이 시간의 기원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넌지시 내놓기 시작했다고 하니, 좀더 지켜봐야겠어요. 우리의 광활하고 깊은 우주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할 때까지 탐사는 계속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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