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제인 오스틴 지음, 송은주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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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자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시리즈 중 하나예요.

연분홍빛 표지가 사랑스러워요. 물론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제인 오스틴의 생전 마지막 작품이라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네요.

연애와 결혼을 둘러싼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 변화들이 어쩜 이리도 생생할까요. 이 소설이 1817년 출간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워요. 출간 당시에도 큰 호응을 얻었지만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은 공감인 것 같아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감성을 섬세하게 표현해냈으니 반할 수밖에 없는 거죠. 무엇보다도 첫사랑은, 그 단어만으로도 마음이 설레는 걸요.

주인공 앤 엘리엇은 허영심 많은 아버지 윌터 엘리엇 경과 언니 엘리자베스, 자기중심적인 동생 메리 사이에 끼여 있으나 현명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둘째 딸이에요. 그러나 아버지의 눈에는 시들어가는 외모에 혼기를 놓친 스물일곱의 못난 딸인 거죠. 한때 아주 예쁜 소녀였던 앤에게는 첫사랑이 있었는데, 집안의 설득과 반대로 파혼하고 말았어요. 그를 잊지 못한 앤은 결혼의 기회를 외면한 채 살아온 거예요. 자그만치 8년간 말이죠. 착한 둘째 딸이 집안 걱정을 하며 애쓰는 건 몰라주고, 동생 메리는 돈 많은 시골 가문과 결혼했으면서 툭 하면 아프다는 핑계로 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어요.

빼어난 미모의 엘리자베스와 결혼한 메리 사이에서 앤의 처지가 딱하네요. 으악, 이래서 둘째 딸 증후군이라는 개념이 생겼나봐요.

여기서 제목 '설득'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앤은 왜 설득 당했는가. 착한 둘째 딸이라서, 본인을 희생한 거예요. 대부분 그 결과를 혼자 감당하다가 끝내 누굴 원망하기 마련인데, 앤은 너무 순수해서 안쓰러워요.

운명의 장난처럼 8년만에 앤 앞에 나타난 첫사랑 프레더릭 웬트워스 그리고 웬트워스에게 적극 구애를 펼치는 사돈아가씨로 인해 본격 로맨스가 펼쳐지네요. 과연 이 두 사람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요.



"... 나 또한 과거를 돌이켜보면서 저 부인 말고도 나의 적이 또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건 바로 나 자신이었어요.

... 다시 매달리기에 나는 너무 오만했습니다. 당신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눈을 감고, 당신을 이해하지 않으려 했어요.

당신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지요. 그 생각을 하니 나 자신을 용서한다면 다른 이들도 다 용서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랬더라면 6년간의 이별과 고통의 시간을 면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지요. 나에게도 새로운 고통이었습니다.

내가 즐겼던 모든 행운을 내 힘으로 얻었다고 믿으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데 익숙해져 있었으니까요.

나는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고 정당한 보상을 받는 사람이라 생각했지요. 실패를 극복한 다른 위대한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내 행운 앞에 겸허해지도록 노력해야겠군요. 내 분에 넘치게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겠습니다."

(370-3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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