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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철학 - 실체 없는 불안에 잠식당하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사는 법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6월
평점 :
일본의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는 몰라도, 국내에서 출간된 《미움받을 용기》 라는 책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대개 유명한 베스트셀러가 그렇듯이, 책 내용보다는 제목이 주는 파급 효과가 꽤 큰 것 같아요.
처음엔 '미움이란 자고로 피해야 할 감정인데, 자발적으로 미움을 받겠다는 게 용기라고?' 라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는데, 읽고 난 다음에는 행복해지려면 용기가 필요하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이번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하며 읽었네요.
기시미 이치로는 "불안해서 잠 못 이루는 밤을 지낸 적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평온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13p) 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해요.
우선 우리가 할 일은 불안이란 무엇인지 그 실체를 확인하는 거예요. 불안은 대상은 없지만 목적은 있다고 해요.
아들러는 불안의 원인이 아닌 목적에 주목했는데, 일이나 대인관계처럼 살아가는 데 피해 갈 수 없는 과제를 인생의 과제라고 명명하고, 불안은 이런 인생의 과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들어지는 감정이라고 지적했어요. 인생의 과제는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도망칠 수 없는 것이라서 그걸 회피하기 위한 이유로 불안을 내세운다는 거예요.
대표적으로 팬데믹, 일과 대인관계, 질병, 나이듦, 죽음과 관련된 불안을 살펴봄으로써 어떻게 해야 불안을 극복하고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사람은 자신이 통제하고 조절할 수 없는 상태, 즉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느끼면 불안해져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 수 없고, 타인 역시 내 마음대로 제어할 수 없다고 해서 방관하거나 두 눈을 감아버린다면 불안은 증폭될 수밖에 없어요. 그럴 때는 바로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해요. 불확실한 미래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살라는 거예요. 불안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오히려 이 불안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앞날이 보인다고 착각하고 있는 거예요. 인생에 정해진 레일이 없다는 건 다른 누구의 눈치를 볼 것도 없고 흉내내거나 비교할 것도 없다는 것이며, 색다르고 독창적인 나만의 삶을 살라는 의미일 거예요. 한마디로 자신의 인생을 살면 불안감에 빠질 틈이 없어요. 여기에 하나 더, 진정한 친구를 사귀는 것이 중요해요. 세상은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도움을 주고 받으며 공동체 감각을 키울 수 있고, 그것이야말로 살아갈 용기를 갖는 일이고 그런 용기를 가졌을 때 불안은 제거된다는 거예요.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 불안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해법이란 온전한 나로 사는 법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려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