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가 2022년 지금, 초판본 리커버로 출간됐다는 건 꽤 절묘한 것 같아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년여 만에 해제되면서, 전국 곳곳에 나들이 인파로 북적였어요.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었을 뿐인데도 뭔가 굉장한 자유를 누리는 해방감이 있는 걸 보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컸던 것 같아요.

약간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 분명 겪었던 일들인데 왠지 꿈을 꾼 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페스트》 를 읽으면서 소름이 돋았어요. 막연히 소설의 내용으로 상상하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 목격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돌려보는 것 같았어요. 오랑이라는 도시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간 전염병 페스트로 인해 사망자의 수가 늘어나자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고, 공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어요. "페스트 사태를 선언하고 도시를 폐쇄할 것." (85p) 이 작품은 쥐떼의 출현으로 시작하여 페스트가 물러난 겨울까지의 이야기를 연대기 형식으로 들려주고 있어요. 도시의 봉쇄 이후 페스트 퇴치를 위한 보건 단체의 활동에서 핵심적인 인물들이 등장해요. 의사 리외, 보통 시민 타루, 시청 서기 그랑, 기자 랑베르는 함께 힘을 합쳐 페스트라는 공공의 적을 물리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자발적으로 맞서 싸우는 그들을 통해 사람들은 연대의식을 배우고 희망을 품게 된 거예요. 비록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막을 순 없었지만 살아남은 이들은 기뻐하고 있어요. 마치 페스트에 고통받던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평범하고 시끌벅적한 기쁨을 누리는 도시의 풍경을, 한걸음 떨어져서 지켜보는 리외의 모습이 놀라웠어요. 리외는 이 연대기가 결정적인 승리를 적은 기록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어요. 리외는 유배와 결합을 향한 욕구 속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사람들의 희망이 어떤 대답을 찾았는지 그 대답을 알고 있어요. 페스트에서 해방된 밤, 도시의 밤하늘이 형형색색의 불꽃들로 물드는 그 때, 가장 차분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거죠. 놀랍게도 페스트와 닮아 있는 코로나라는 전염병, 우리는 이 불행이 남긴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해요. 결코 우리 삶에서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