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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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된 연쇄살인 용의자가 탈주했다는 뉴스를 듣는다면 어떨까요.

만약 탈주했다는 그 지역에 살고 있다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거예요.

아직 잡히지 않은 흉악범 때문에 불안한 상황에서 남자 중학생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면...

탈주범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들어와 경찰이 긴급 출동했더니 자전거를 탄 수상한 사람을 발견했는데, 경찰을 피해 도망가는 바람에 추격전이 벌어졌고, 도주하던 자전거는 주차된 트럭에 충돌했어요. 자전거에 탄 사람은 열다섯 살 남자 중학생으로 밝혀졌고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사망하고 말았어요. 안타까운 죽음이지만 경찰은 추적 행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나쳤을 뉴스, 그 이면에 숨겨진 끔찍한 비극에 대해 이 소설은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는 마사키 도시카 작가님의 소설이에요.

이 소설은 2004년 발생한 중학생의 죽음을 보여준 다음에 15년 뒤, 2019년 젊은 여성이 자택에서 살해된 사건으로 넘어가고 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했어요.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그리고 섬뜩했어요. 우리는 타인의 비극에 대해 너무 쉽게 떠들어댔어요. 자신이 겪게 된다면 얼마나 괴롭고 처참할지는 아예 생각조차 안 한 거예요.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사건 중에는 수사가 진행 중인데 마치 용의자가 범인인 것처럼 의도된 내용이 쏟아지는 경우가 있어요. 대중들은 아무런 검증 없이 언론에서 떠드는 대로 맞장구치고, 누군가는 지옥을 경험하게 되는 거예요. 설마 자신은 아닐 거라고 장담하는 건 아니겠죠. 그럴 리가요, 불행은 공평하게도 사람을 가리질 않는다고요.

예기치 않은 불행이 닥칠 때, '왜 나한테 이런 일이...'라며 모든 현실을 부정하게 돼요. 그러나 서서히 이성을 찾게 되면 인과관계를 확인하고 납득하는 수순을 밟게 돼요. 문제는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을 때 생기는 것 같아요. 흉악한 연쇄살인범조차 나름의 살인 동기가 있고, 모든 죽음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존재해요. 남은 사람들은 죽음의 이유가 명확해야 그 슬픔과 고통을 견뎌낼 수 있어요. 어쩌면 장기 실종자의 가족들이 범죄 피해자의 가족들보다 더 고통스러울지도 몰라요. 다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 불행 자체는 이유가 없다는 거예요. 자신의 불행에 대해 남 탓을 하는 순간 또 다른 불행이 시작되는 거예요. 지독한 불행의 고리 앞에서 저자는 묻고 있어요.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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