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는 식물들 - 아직 쓸모를 발견하지 못한 꽃과 풀에 대하여
존 카디너 지음, 강유리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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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잡초는 없어요. 잡초라고 부르는 인간이 있을 뿐이죠.

인간이 얼마나 오만했는지, 이 책을 통해 새삼 확인하게 되었네요.

《미움받는 식물들》은 잡초를 만든 인간의 흑역사를 보여주는 책이에요.

저자 존 카디너는 미농무부 농업연구청 소속의 연구원으로 일했고,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농업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고 해요. 침입 식물의 생태와 관리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연구하면서, 어쩌다 잡초가 된 식물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 책은 인간과 식물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쌓아온 상호작용의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여덟 가지 잡초를 소개하고 있어요.

우선 잡초란 무엇인가, 사실 잡초가 흥미로운 이유는 정의 내리기 어렵다는 속성 때문이기도 해요. 정원을 가꾸거나 농사를 짓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잡초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어서 잡초를 구별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잡초인 식물이 다른 사람에게는 귀한 식물, 야생화나 약초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잡초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보다는 왜 잡초를 없애야 하는지를 따지는 게 빠를 것 같아요.

인간과 잡초는 역사적으로 진화의 과정 속에서 뒤엉키며 독특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고 해요. 인간의 의식 속에 잡초라는 개념이 생긴 것은 유용한 식물을 훼방하는 식물로 판단했기 때문이고, 그와 동시에 잡초를 제거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자연을 통제하고 기술을 발명하는 노력으로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인류 역사에서 농업은 획기적인 전환점이자 혁명이었고, 이후 역사는 잡초와 맞서 싸우는 인간의 이야기였던 거예요. 잡초를 제거하려는 인간의 지속적인 노력을 견뎌낸 종과 유전형만 살아남아서 지금까지도 그 싸움은 계속되고 있어요.

잡초에 대한 고정된 정의가 없으니 어느 식물이 미움을 받아 마땅한지에 대한 합의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농부들이 껄끄럽게 여겼던 잡초의 변천사는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과거에는 잡초로 언급하지 않던 식물들이 왜 현재는 골칫거리 잡초가 되었을까요.

저자는 원치 않는 식물을 통제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잡초의 본질은 무시당하고 제거를 목적으로 한 기술적인 해결책에만 의존해왔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 결과는 대부분 잡초의 승리였어요. 잡초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식물과 인간의 관계를 다각도로 살펴봐야 해요. 그래서 이 책에는 여덟 가지 잡초를 통해 인간과 잡초의 공진화의 방식을 설명하고 있어요. 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플로리다 베가위드, 망초, 비름, 돼지풀, 강아지풀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어떻게 평범한 야생초가 극성스러운 잡초로 변화했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특정 제초제에도 꿋꿋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저마다의 생존전략을 보고 있으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네요. 끈질긴 생명력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식물들에게 우리가 그 생존전략을 배워야 할 것 같아요. 결국 식물들은 탁월한 회복력으로 이 세계를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네요. 이제는 자만을 내려놓고 특별한 녹색 생명체를 존중하며 감사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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