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자라는 집 - 임형남·노은주의 집·땅·사람 이야기
임형남.노은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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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나무 냄새가 좋았어요. 숲을 거닐 때 맡을 수 있는 그 싱그러움 속에는 나무의 진중함이 들어 있어요.

그래서 나무가 좋고, 나무로 만든 것들에 대한 애정이 생겼던 것 같아요. 아주 오래 전에 살던 집에는 나무로 된 마루가 있었는데 그 위에 누우면 마음이 편안해졌던 기억이 나네요. 가끔은 그냥 나 자신이 나무가 되고 싶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했죠. 어떤 집에서 살고 싶냐고 물으면 나무로 된 집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테지만 구체적으로 집을 지어볼 계획은 해보질 못했어요. 나무처럼 편안한 꿈의 집을 마음 속에만 품고 있었나봐요.

《나무처럼 자라는 집》 은 건축가 임형남 노은주 부부의 집 · 땅 · 사람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이 책의 초판은 20년이 되었고, 10년 전 첫 번째 개정판을 만들 때에 10년마다 개정판을 낸다면 몇 번이나 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나무처럼 자라는 책'이라 부르자고 했다는데, 벌써 두 번째 개정판이 나온 거예요. 신기하네요. 말한 대로, 생각한 대로 흘러가는 삶이라니.

임형남 노은주 부부는 인생의 동반자이자 건축가로서 1999년부터 함께 가온건축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요. 여전히 땅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며 집을 그리는 건축의 즐거움을 누린다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요.

건축이라고 하면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에겐 낯선 영역이지만 집이라고 하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네요. 집에 관해 생각하고, 시간을 담은 옛집을 소개하면서 집이라는 공간 속에 머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니 정겹네요. 무엇보다도 집과 공간, 풍경을 그린 그림들이 도란도란 속삭이듯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사진과 그림을 비교하니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지만 속을 알 수 없는 무표정 느낌인데, 그림에는 다양한 표정이 보여서 좋아요. 만약 집을 짓는다면 그림으로 먼저 그려봐야겠어요. 집은 단순히 건축물의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담아내는 공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네요. 그러니 생명을 가진 나무처럼 성장하는 것이지요. 집은 계속 자라날 것이고, 우리는 그 집 안에서 행복할 거니까요.

책 표지의 앞면은 무채색의 나무 그림이고, 뒷면은 예쁜 색으로 칠해진 풍경이 그려져 있어요. 그건 집을 알게 되면 보이는 것들이겠지요.



집은 무엇으로 지을까요?

물론 콘크리트로 짓거나 유리나 철로도 짓지만, 

집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재료는 생각입니다.

먼 옛날 들판에서 사회생활을 하던 인류가 제일 처음 만든 공간은 집입니다.

... 건축가로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집을 짓고 싶은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이죠?" 하는 것입니다.

우선 땅이 있어야 하고 자금도 필요하고 여러 가지 준비 사항이 많겠지만, 

저는 "먼저 집의 이름을 지어보세요"라고 대답해줍니다.

그것은 우리가 아이를 낳을 즈음에 이름을 짓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 일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는 겪어본 사람은 다 알 것입니다.

태어날 아이를 생각하고 그 아이의 미래를 그려보고 아이에 대한 기대를 담지요. 

집의 이름을 짓는 것도 집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고,

자신이 살아가는 동안의 사제를 정하는 것이고, 가족의 미래를 꿈꾸는 일입니다.

(85-86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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