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주는 행복, 기쁘게 유쾌하게 - 딱 남들만큼 특별한 산중냥이의 사계
보경 지음, 권윤주 그림 / 불광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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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마음도 나이가 드는가봐요.

천천히 느릿느릿, 마음의 속도가 변하는 것 같아요.

물론 일상은 전혀 다르지만 마음 만큼은 여유롭고 싶어서, 그 방향으로 끌리는 것 같아요.

《고양이가 주는 행복, 기쁘게 유쾌하게》 는 보경 스님의 에세이예요.

저는 첫 번째로 만나는 책인데, 냥이 3부작 중 마지막 책이라고 하네요. 보경 스님과 냥이의 첫 만남인 그 겨울 이야기가 《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였고, 냥이와의 여름 이야기가 《고양이를 읽는 시간》 였으며, 바로 이번 책이 냥이와의 가을과 봄을 담아내어 냥이의 사계가 완성되었다고 하네요. 한 겨울의 산중암자를 찾아온 꼬리도 없는 누런 고양이 냥이와 함께 지낸 지가 여섯 해가 되었다고 해요. 떠돌이 고양이에서 식구가 된 냥이, 산중냥이의 사계를 통해 삶의 지혜와 사랑을 배우게 되네요.

냥이와 함께 하는 보경 스님의 법문, 마음 공부를 위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어요.

보경 스님은 요즘 들어 변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해요. 부드러워졌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해맑게 웃는다는 말까지 해줬대요. 그건 냥이 덕분일 거예요. 냥이를 돌보면서 잘 표현하지 않던 감정들이 드러나고, 애써 외면하던 여러 감정들까지 마음 깊은 곳에서 흐르게 된 것이라고 말이에요. 냥이에 대한 사랑이 가져온 변화인 거죠. 사실 냥이와의 첫 겨울에는 '성가시다'는 단어가 저절로 입에서 튀어나왔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지켜보는 즐거움이 더 커졌고, 어느샌가 시간과 공간 등 많은 것을 나누는 사이가 된 거예요. 순순히 기꺼이 나눌 수 있다는 건 사랑이겠지요.

스님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따스한 그림과 어우러져 제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네요. 귀여운 냥이를 누가 그렸나 했더니 작가 스노우캣(권윤주)님의 작품이네요. 이 책은 여러모로 볼 것도 많고 느끼고 생각할 거리도 많아서 좋아요. 책 맨뒤에 보경 스님과 냥이의 사진이 나오는데, 어쩜 그림으로 볼 때와 똑닮았는지 정말 신기했어요. 뒷짐지고 산책하는 스님 뒤를 따르는 냥이의 모습이나 독서 중인 스님 곁에서 털을 고르다가 스르륵 잠든 냥이의 모습이 참으로 사랑스럽네요. 제목처럼 기쁘게 유쾌하게 살아야겠어요. 방법은 단순해요. 기쁜 마음으로 유쾌하게 살면 돼요.


"마음은 어떻게든 전해져요.

그게 바로 마음의 신비죠.

좋은 건 아무래도 좋아요.

애써 이유를 찾으려고 마세요."

(314-315p)


가난할 때 좋은 시간을 가지라는 가르침은 어디에서나 통용된다.

지금 누리는 이 여유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항상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볼 생각을 하는 것이고,

사람이 아닌 저 털북숭이 친구인 냥이에게도 말을 건네고 마음을 주고

뭐라도 재미있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냥이가 실제 즐겁고 행복할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냥이를 애틋하게 생각하고 소중히 대하며 소홀하지 않는 자세에서

나의 마음이 익어가는 게 유쾌하다. 그렇다면 뭘 못해? 까짓것 정원쯤이야.

그렇게 해서 화단을 만들었고 어설프지만 '냥이의 장미정원'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 기다려 냥이. 장미정원을 만들어 줄게.

웃으며 보낸 시간은 신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라 했으니,

이제 냥이를 위한 장미정원을 만드는 일들은 신들의 시간이다!

(81-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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