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캠핑 30일
안수지 지음 / M31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많은 여행 책을 봤지만 여행을 가기 위해 결혼한 사람들은 처음 봤어요.

《유럽 캠핑 30일》 은 유럽 캠핑여행기인 동시에 신혼 여행기이기도 해요.

저자는 당시 남자친구였던 쭌의 컴퓨터 화면에 떠 있는 풍경 사진을 보고 첫눈에 반해 어디인지를 물었대요.

그곳은 바로 '돌로미티', 알프스 산맥 중 이탈리아에 있는 곳으로 오아시스처럼 생긴 호수가 웅장한 돌로미티의 암봉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요.

이탈리아의 '돌로미티' 사진 한 장을 본 저자는 그곳에 가고 싶었고, 곁에 남자친구가 있었으므로 프로포즈를 했대요. 둘 다 프리랜서지만 각자의 일상에서 30일이라는 시간을 떠나기위해서는 모두가 납득할 명분이 필요했고, 신혼여행을 위한 결혼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대요.

"세상에 이런 일이" 에 나올 법한 부부인 것 같아요. 흔쾌히 동의한 남자친구도 대단하지만 저자야말로 진짜 대단한 사람이네요. 한마디로 찐!

인생을 멋지게 살 줄 아는 것 같아요.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오롯이 나의 인생을 산다는 게 무엇인지를 보여주네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버킷리스트로 꼽는 건 아마도 선뜻 떠날 수 없는 현실적 제약 때문일 거예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제약이 스스로 만든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용기 없는 사자처럼 마음 안에 단단한 힘이 있다면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

유럽 여행이라고 하면 도시 위주로 둘러보는 것만 떠올렸는데, 쭌 부부처럼 텐트를 치고 동네 마트에서 식재료를 사다가 직접 요리를 해먹는 집시 스타일을 처음 본 것 같아요. 더군다나 신혼여행을 유럽에서 캠핑으로 한 달을 산다는 건 상상도 못한 일이에요.

이 책은 여행기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캠핑 여행을 통해 결혼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교훈적이네요. 결혼을 앞둔 사람이라면, '저 사람과 낯선 나라에서 캠핑을 한다면...?'이란 상상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꽤 재미있을 것 같다면 OK!

책 속에는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 브르노),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잘츠부르크, 인스부르크, 리엔츠, 블루마우, 빈), 스위스 (쿠어, 그린델발트), 이탈리아 (마카뇨, 베르가모, 돌로미티)의 캠핑 여행 정보가 자세히 나와 있어요. 그 가운데 쭌 부부가 탄생할 수 있었던 돌로미티에 관한 내용은 꼭 언급하고 싶네요. 왜 저자가 첫눈에 반했는지 알 것 같아요.

돌로미터 근처에는 여러 산장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로카텔리 산장은 고도 2,450m 위치여서, 트레치메의 정면을 시시각각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해요. 거의 구름 높이라서, 신선이 된 기분을 느낄 것 같아요. 다만 돌로미티를 만나러 가는 길은 웬만한 트래킹 코스를 뺨치는 난이도라는 점. 백운석회암 돌맹이들이 깔려 있는 자갈밭이 급경사로 펼쳐져서 미끄러질 위험뿐 아니라 걷기에도 쉽지 않은, 그야말로 험난한 코스네요. 쭌 부부는 로카텔리 산장을 향해 가던 중 놀라운 동굴을 발견하게 되는데, 원래 메인 도로로 갔다면 마주치지 않았을 장소라고 하네요. 캠핑과 도보를 즐기는 두 사람의 취향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거예요. 사람이 만든 흔적이 느껴지는 네모 반듯한 공간의 동굴인데 그 동굴 입구에서 바라본 트레치메의 풍경은 사진만으로도 감탄사가 나오는 절경이에요. 진짜 놀라운 건 아름다운 풍경을 품고 있는 그 동굴이 제1차 세계대전의 흔적이라는 거예요. 대자연의 감동 뒤에 전쟁이라는 잔혹한 역사라니, 묘한 감정이 일어나네요. 캠핑 여행이 아니라면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보여주는 30일간의 이야기였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