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임 카페에 입장하시겠습니까? 고학년 책장
서지연 지음, 이주미 그림 / 오늘책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랑말랑 조물닥 쭈우욱~ 슬라임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놀잇감이에요.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슬라임이나 푸쉬팝 같은 촉감 장난감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뭐가 그리 좋길래 손에서 놓을 줄 모르나 싶었는데 직접 만져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손끝에 닿는 슬라임의 느낌, 그 촉감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생각이 싹 사라진다고 하네요. 한 마디로 스트레스가 풀린대요.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치밀 때 슬라임을 주무르면 효과가 있대요.

바로 그 슬라임을 소재로 한 동화가 나왔네요.

《슬라임 카페에 입장하시겠습니까?》 는 서지연 작가님이 쓰고 일러스트레이터 이주미님 그려낸 창작 동화책이에요.

약간의 우주적 상상과 대한민국 어린이들의 현실이 잘 버무려진 이야기인 것 같아요.

베일에 싸여 있는 우주 위원국에서 극비의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어요. 외계 생명체의 침입을 대비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데, 로봇에 장착할 인간의 감정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거예요. 인기 만점 슬라임 속에 특별 제작한 흡수체와 칩을 넣어 인간의 감정을 빨아들인다는 건데, 연구자들이 그 대상이 될 나라를 이미 정해놨어요. 감정을 억누르고 사는 아이들이 많은 나라, 대한민국이 뽑혔네요.

어느 날 갑자기 잠수동에 슬라임 카페가 새로 생겼어요. 로봇이 슬라임 카페에 오는 손님들을 위해 친절한 설명을 해주고 있어요.

"... 저희 카페에서 개발한 이 슬라임은 아주 특별하고 놀라운 성능의 칩이 내장된 파츠를 통해 버리고 싶은 감정들을 쏙쏙 빨아들이는 최첨단 놀잇감입니다. 주무르며 놀다 보면 오랫동안 묵혀 뒀던 나쁜 감정들이 스르르 사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21p)

잠수동 초등학교는 지은 지 백 년이 넘은 명문 초등학교로 성적이 좋기로도 유명하지만 폭삭 낡은 건물로도 유명해요. 걸핏하면 화장실이 막히고 수도꼭지가 고장나거든요. 사실 학교뿐 아니라 동네도 낡기는 마찬가지인데, 이 낡은 동네에 이사 오는 사람들이 많은 건 유명한 학원들이 많기 때문이에요. 당연히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고도 학원을 가야 해서 놀 시간이 별로 없어요.

4학년 우주는 맨날 띠링, 띠링, 띠링... 손목시계와 휴대 전화에서 울리는 알람 소리에 맞춰 움직여야 해요. 모두 엄마가 맞춰 놓은 거예요. 건축 설계 도면을 그리는 일을 하는 엄마는 우주의 하루를 도면 그리듯 설계했어요. 학교, 집, 학원을 시간 맞춰 움직이는 로봇처럼 사느라 친구들과 신나게 논 적이 없어요. 같은 반 천우는 종종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가 신나는 게임을 하는데, 우주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어요.

학원을 향하던 우주는 새로 생긴 슬라임 카페에 홀린 듯 들어갔고 유리 벽 안에 있는 신기한 모양의 슬라임 베이스들 중 청개구리반항심술보, 번쩍찌릿번개침, 초승달뾰족창, 사자왕수염을 골랐어요. 에고, 우주가 너무 안타까워요. 겉보기엔 차분한 모범생이지만 속에는 분노가 꽉 차 있어요.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우주 위원국의 박사가 실험 대상이 될 아이들을 더 많이 카페로 유인하라는 명령을 내렸어요.

과연 슬라임 카페에 간 아이들은 괜찮을까요.

아이들에게 친근한 슬라임을 통해 꽁꽁 감춰둔 마음을 꺼내보는 시간이었어요.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 우리 아이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어른들이 먼저 읽어봐야 할 이야기였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