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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1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평점 :
『행성』 (원제 <고양이 행성>)은 고양이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에요.
앞서 『고양이』 와 『문명』 을 읽은 독자라면 무척 고대했던 책일 거예요. 드디어 나왔도다!
절묘하게도 작가가 집필을 마무리한 시기가 2020년 봄, 그해 가을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다고 하네요. 실제 바이러스가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상황과 소설 속 쥐들의 공격이 오버랩되는 느낌이랄까. 바스테트와 일행은 대형 범선인 <마지막 희망>호를 타고 35일 동안 죽을 고생을 하며 대서양을 건너왔어요. 그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던 거죠. 분명 새로운 쥐약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눈앞에 보이는 거대 도시 뉴욕은 폐허로 변했어요. 쥐들이 도시를 장악했고, 인간들과 반려동물들은 최고층 빌딩으로 피신하여 고공 고립 상태에 처했어요. 낙원은커녕 지옥에 도착한 바스테트와 일행은 뉴욕 쥐들에게 공격을 받게 돼요.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요.
시간차를 두고 국내에 출간되다 보니 우리나라의 상황은 오미크론 유행을 지나 점차 일상을 회복하는 중이네요. 참으로 다행이지만 한편으론 걱정되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국제 질서는 신냉전의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인류 공공의 적이었던 바이러스는 주춤해졌지만 또다른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행성』 을 읽다보니 자꾸만 우리의 현실과 겹쳐져서 뭔가 착잡하고 불편했어요.
고양이 바스테트는 오만하고 자기도취적이지만 문명 재건이라는 사명감을 지닌 리더예요. 반면 인간은 우리가 늘 보던 대로 정치를 하고 있네요. 대멸망을 겪고 살아남은 소수의 인간들은 이전과 다를 줄 알았는데 여전히 소통할 줄 모르는 바보 같아요. 고양이, 쥐, 인간 그밖의 동물들이 등장하지만 결국 그들이 보여주는 세상은 현실을 비춘 거울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고양이 바스테트의 따끔한 조언을 귀담아들어야 해요. 이미 한참 전부터 이야기했던 것들인데 여전히 알아듣지 못하다니, 바스테트의 답답한 심정도 이해가 가네요. 고대 이집트 여신 바스테트처럼 고양이 바스테트는 인간들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향한 자신만의 예언을 전해주네요.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들으라!
"결국 인간들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됐어. 과정이 달라지지 않으면 결과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말이야." (293p)
"우리 모두는 소통하게 돼 있어. 아니, 소통하지 않으면 안 돼.
어떤 종으로 태어났든지 우리는 자신이 중요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해." (298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