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반듯단단 도형 나라의 비밀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가졸.크뤼시포름 지음, 김현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은 어떤 모양일까요.

동그라미, 세모, 네모... 라고 표현하기엔 너무나 다양하죠. 만약 하나의 모양만 존재하는 세상이라면 어떨까요. 심심하다 못해 답답할지도 몰라요. 서로 다른 것들이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는 게 아닐까 싶어요. 바로 그러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 있어요.

《뾰족반듯단단 도형 나라의 비밀》 은 굉장한 그림책이에요. 왜냐하면 보통의 상상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에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깊고 깊은 산속에

아무도 가본 적 없는 왕국이 있었어.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 꼭대기에

뾰족반듯단단 도형 나라의

뾰족반듯단단한 성이

우뚝 솟아 있었어.

성에 사는 왕과 왕비는

아주 까다로웠단다.

왕과 왕비의 신하가 되려면

반듯한 직선에

뾰족한 각이

있어야만 했지."

(4-6p)

음, 시작부터 짐작했던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왕과 왕비 그리고 신하들의 모습을 보면 깜짝 놀랄 거예요.

도형으로 표현된 모습이 어찌나 기발한지, 눈코입도 없는 도형인데도 각각의 캐릭터가 느껴져서 신기했어요. 일단 도형 나라에서 주목할 부분은 '반듯한 직선에 뾰족한 각'이라는 조건일 거예요. 이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옳지 않은 것으로 정해버리거든요. 도형 나라의 법과 같은 기준인 거죠.

특히 왕은 뾰족하고 날카로운 예각을 지닌 왕관 모양인데, 그때문인지 남의 말은 전혀 듣지 않고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엄격하고 무서운 면을 지녔어요. 왕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없다며 걱정하고 있어요. 왕과 왕비에게는 여러 아이들이 있지만 모두 제멋대로 모양이에요. 왕비는 애가 타서 아이들의 모습을 바꾸려고 애썼지만 아무리 쇠로 만든 반듯한 틀에 넣어도 반듯해지지 않았어요. 아이들만 괴로웠지요.

세월이 흘러 왕은 무시무시한 결정을 내렸어요. 뾰족반듯단단 도형 나라의 근본 원칙에 따라 왕실 기준에 맞지 않는 아이들을 죽이려고 사형집행인을 부른 거예요. "내 아이들이라고 봐 줄 순 없다. 하나도 남김없이 없애라!" (15p)

헉, 설마 이토록 잔인한 장면이 나올 줄 몰랐어요. 도형으로 표현되었지만 냉혹한 왕과 개성 넘치는 아이들의 모습이 직관적으로 전해져서 현실을 떠올리게 되었네요. 우리가 사는 세상도 정해진 틀 혹은 편견 때문에 끔찍한 일들이 생기잖아요. 우와, 감탄이 절로 나오는 그림책이에요.

도형 나라에서 벌어진 비극, 과연 그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엄청 궁금하죠? 어쩐지 책 제목에 '비밀'이 적혀 있더라니. 정말 제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는 달콤 살벌한 이야기였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