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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
사지 하루오 지음, 홍성민 옮김, 전국과학교사모임 감수 / 공명 / 2022년 4월
평점 :
뭘까, 궁금증이 강하게 솟구치다가 옳거니 그거구나 싶은 순간...
만약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팡팡팡 폭죽이 터지고 있을 거예요. 신나는 불꽃놀이~
짜릿하고 즐거운 순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새롭고 놀라운 것들의 발견은, 아마도 비슷한 반응이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가 잘 모르는 미지의 세계, 바로 우주에 관한 비밀을 알려주는 책이 나왔어요.
《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우주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책의 구성이 재미있어요. 마흔두 가지의 질문과 답이 나와 있는데, 그 내용은 시트콤 드라마 대본 같아요.
우선 등장인물부터 소개할게요. 신기루 교수님은 서울의 한 대학에서 우주 분야를 연구하는 분인데 상담실에서 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대요. 여기 상담실을 제집 드나들듯 찾아오는 다섯 명의 학생이 있어요. 최신 우주 소식에 흥미를 가진 문학부 1학년 이태양, 수업이 따분해서 상담실에 놀라오는 국제학부 2학년 강산들, 연애 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법학부 2학년 김우주, 느긋하고 낭만적인 성격으로 상담실에서 교수님이 끓여주는 홍차를 좋아하는 교양학부 3학년 왕별이, 네 살짜리 딸의 질문 공세에 도움을 청하러 오는 사회인 학생 소행성까지 각자 상담실에 온 이유는 다르지만 교수님이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에 흠뻑 빠져드네요.
평소 우주에 관심이 많은 친구였다면 당연히 끌렸을 내용이지만 전혀 흥미를 못 느꼈던 학생들조차 슬슬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우주는 언제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이태양의 질문으로 시작하여 빅뱅, 빅뱅 후의 우주, 별의 진화, 행성의 신비, 빛의 파장, 달의 기원과 인력, 일식과 월식의 원리, 지진의 원리, 밀물과 썰물, 유성과 혜성, 우주의 팽창, 태양과 지구의 관계, 빛의 정체, 블랙홀, 외계생명체, 소리와 리듬, 원자와 분자, 인류의 기원, 양자역학, 인간의 수명과 죽음, 인류의 멸망까지 다양한 궁금증들을 신기루 교수님의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요. 주거니 받거니, 질문하고 답하다보면 어려운 물리학 지식들이 조금씩 이해되면서, 머나먼 우주 이야기가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이 들어요. 신기한 건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각자의 고민들은 해결할 만한 문제들로 보인다는 거예요. 중요한 건 '나'라는 존재가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 고로 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는 것.
♣ 19 ) 블랙홀은 구멍이 아니다? = 블랙홀 이야기
강산들 : 교수님, 남자친구가 저더러 '블랙홀 같은 여자'라는데 칭찬이에요, 아니면 무시하는 거예요? 한번 의식하니까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아요. 수업도 안 들어가고 교수님께 왔어요.
교수님 : 자네가 블랙홀이라니, 상당히 대담한 비유군. 남자친구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비유를 했는지 모르지만 블랙홀을 이해한다면 진심에 가까울 거야. 그런데 자네는 블랙홀이 어떤 거라고 생각해?
강산들 : 우주의 어딘가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새까만 함정으로, 다가가면 빨려 들어가 두 번 다시 나올 수 없는 곳이라고 들었어요. 가능하면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느낌이죠. 아니, 그런 의미에서 나한테 블랙홀 같다고 말한 거라면 진짜 화나!"
교수님 : 흥분하지 말고 진정해. 사실을 말하면, 블랙홀은 구멍이 아니야. 정확히는 구멍처럼 느껴지는 별이지. 우리는 정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거야.
강산들 : '구멍처럼 느껴지는 별'이라는 의미를 모르겠어요.
교수님 : 우선 블랙홀이 탄생하는 경위부터 말하지. 인간과 마찬가지로 별도 인생을 마무리하는 방법은 다양해. 어떤 최후를 맞느냐는 크기나 무게에 따라 다른데, 질량이 태양이 3배가 넘는 별은 스스로 폭발해 인생을 마치지.
강산들 : 화려한 최후네요.
교수님 : 폭발하는 방식도 하나가 아니야. 질량이 태양의 8배 이하인 별은 산산조각 나서 흩어지고, 그보다 무거운 별은 폭발해도 중심 부분이 남아 새로운 별로 다시 태어나지. 그리고 더 무거운 별, 구체적으로 말하면 무게가 태양의 30배가 넘는 별은 폭발하면 블랙홀이 돼.
강산들 : 태양의 30배 이상이라면 얼마나 큰 거예요?
교수님 :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지. 그런 별이 폭발하면 거대하고 무거운 중심이 남게 돼. 중심이 무거우면 안쪽으로 향하는 힘이 강해지기 때문에 차츰 찌부러져 오그라들어. ... 만약 지구가 블랙홀이 된다면 얼마나 쪼그라들어야 하냐면, 약 9mm 정도? 그 정도로 극단적으로 쪼그라들어.
강산들 : 지구가 유리구슬처럼 된다는 거예요? 아무리 쪼그라들어도 한계라는 게 있잖아요.
교수님 : 그렇기 때문에 엄청난 중력으로 주위의 것들을 집어삼키는 거야. 블랙홀이 보이지 않는 것은 우리가 거기서 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야. 빛조차 강한 중력에 끌려들어가 밖으로 나올 수 없어. 그래서 밖에서는 보이지 않지. 강한 중력이 있다는 것은 빛이 엄청난 속도로 회전한다는 뜻이기도 해. 별 자체가 빛을 내도 밖으로 나오기 전에 왜곡되어 빙글빙글 자기 주위를 돌 뿐이지. 빛이 밖으로 나가지 않으니까 거기에 있는지 어떤지도 분명하지 않아.
강산들 :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있다'는 걸 알 수 있는지, 그게 이해가 안 돼요.
교수님 : 바로 그거야. 빛이 나오지 못할 만큼 엄청난 중력은 주변의 별과 가스도 삼켜버려. 그래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주변의 것들을 빨아들이는 모습을 통해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거야.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빨려가는 모습이 마치 우주에 뻥 뚫린 구멍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지.
강산들 : 그렇구나. 그 주변의 상황을 통해 알 수 있군요.
교수님 : 가령 한 아이의 말과 행동을 관찰하면 그 부모를 몰라도 그 아이가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애정을 충분히 받고 성장했는지, 어떤 부모 밑에서 자라는지 추측할 수 있지. 말하자면 그와 비슷해.
강산들 : 네, 뭔지 알겠어요! 그런데 블랙홀 같은 여자란 건 무슨 생각으로 한 말일까요?
(111-114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