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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 너의 집, 우리의 집 - 2016 볼로냐 라가치상 스페셜 멘션 수상작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45
루카 토르톨리니 지음, 클라우디아 팔마루치 그림, 이현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5월
평점 :
《나의 집, 너의 집, 우리의 집》은 2016년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 부문 스페셜 멘션 수상작이라고 해요.
이 그림책의 작가는 두 분이에요. 글을 쓴 루카 토르톨리니와 그림을 그린 클라우디아 팔마루치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라고 하네요.
이번 한국어판이 특별한 이유는 오직 한국어판에만 실린 그림 덕분이에요. 작품의 메시지를 잘 살리기 위해 새로운 표지를 만들었고, 두 저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였기 때문에 클라우디아 팔루마치 작가가 한국어판만을 위해 새롭게 작업한 본문 그림 일부를 수록할 수 있었대요.
우와, 멋지다!
그림책 크기가 거의 8절지 스케치북만큼 큼직해요. 책 표지를 보면 3층으로 나뉘어 굵은 나무와 긴 나무 사다리로 연결된 것을 알 수 있어요.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자코모네 집이 나와요. 그 다음은 마테오네 집, 로레나네 집, 신델네 집, 밈모네 집, 오타비오네 집, 릴로네 별장, 시모네네 집, 줄리아네 집, 마르코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호텔, 클라우디아네 집까지 모두 열 명의 아이와 열 개의 집이 등장해요.
아참, 마르코는 집 대신 호텔에서 살아요. 한번은 마르코의 엄마 아빠가 다투는 소리를 들었는데, 엄마가 "집은 잠만 자는 호텔이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거예요. 잠시 후 엄마 아빠는 웃고 말았어요. 엄마가 하려던 말은 '집'이 가진 의미, 즉 가족이 화목하게 오순도순 함께 지내는 분위기를 표현하려던 건데, 진짜 마르코네 집은 호텔이니까 말문이 막힌 거예요.
열 명의 아이가 살고 있는 집은 하나도 똑같은 집이 없어요. 저마다 다르지만 아이와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이라는 건 똑같아요.
그렇다면 '집'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은 자신의 집을 단순하게 소개하고 있지만 그림을 들여다보면 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어요. 상상할 수 있으니까요.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닐 거예요. 가장 마지막에 나온 클라우디아네 집은 바닥이 모두 나무로 만들어졌다는데, 그림에는 흰 종이에 그려진 네모난 틀만 보이네요. 이 집에는 종이와 연필, 붓과 물감이 가득한 방이 하나 있는데, 클라우디아는 어른이 되면 하루 종일 이 방에서 일할 거래요. 이야기를 만들고 아이들과 집, 어른들을 그릴 거래요. 하얀 여백 아래에는 배를 타고 있는 아이가 보여요. 양쪽에 노를 젓고 있어요. 아마 호수일 거예요. 집 근처에 호수가 있어서 작은 배를 타며 여행하는 꿈을 꾸는 클라우디아의 집은 아직 세상에 없어요. 클라우디아가 어른이 되면 진짜 이 집을 볼 수 있을까요. 왠지 이 그림책을 보는 이들에게 묻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겐 "너는 어떤 집을 꿈꾸고 있니, 흰 종이 위에 한 번 그려 볼래?"라고, 어른들에겐 "너의 어린 시절은 어땠어, 그땐 무슨 꿈을 꾸었니?"라고요.
진짜 마지막 장은 책 표지 그림과 함께 다음의 문장이 적혀 있어요.
"우리가 어린 시절의 집을 떠난 적이 있을까?
어린 시절의 집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
설령 집이 완전히 무너지거나 사라져 버렸다고 해도."
- 페르잔 오즈페텍 (이탈리아 영화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