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의 소크라테스 - 사람이 있다
곽경훈 지음 / 포르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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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의 소크라테스》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곽경훈님이 응급실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예요.

부제는 '사람이 있다'인데, 그 사람이라는 의미가 함축적으로 다가오네요.

'나도 사람이야.'라는 권리를 내세울 때, '네가 사람이냐?'라고 질책할 때... 똑같은 '사람'인데 무엇이 다른 걸까요.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너와 나를 구분짓고, 다름은 틀리고 잘못된 것으로 몰아가기도 해요. 이런 행동을 하는 부류는 뻔해요. 나쁜 권력자들.

응급실에서도 마찬가지인 게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보호자는 의료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권력을 찾고, 그 권력을 휘두르며 특별 대우를 요구하고, 의료진도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악용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해요. 분명 정의롭지 못한 현상이지만 막상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면 그들과 다르지 않을 거라고, 그것이 씁쓸한 현실인 것 같아요.

그동안 의사 선생님이 쓴 몇 편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의사도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느꼈다면,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병원이라는 세계는 환자, 보호자 그리고 의료진과 직원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특히 응급실은 나이, 성별, 종교, 정치 성향, 인종, 교육 수준, 재산, 사회적 지위와 관계없이 환자가 처한 의학적 필요에 따라 진료를 진행하는 공간이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걸, 저자는 정확히 짚어내고 있어요. 뭔가 병원은 다를 거라는 환상 혹은 착각은 직접 겪어보면 금세 사라질 거예요. 의사 선생님의 솔직한 고백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있는 곳에는 온갖 종류의 진상들이 섞여 있어요. 돈과 권력으로 갑질하는 것들은 어딜가나 똑같이 추잡한 행동을 하기 마련이라 그 꼴불견을 피할 수가 없네요.

닥터 히스테리와 같은 비열한 인간이 끼치는 악영향도 있지만 닥터 구제 불능처럼 자신의 원칙과 정의를 고수하는 이상주의자의 선한 영향력도 있으니, 이 세상은 힘겹게 균형을 잡아가는 게 아닌가 싶어요.

환자의 입장에서는 굿닥터를 원하겠지만 의사 입장이라면 어떨까요. 누구든지 합법적인 경계 안에서 얼마든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행동할 것이고, 그 행동이 사명감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도 비난할 수는 없을 거예요. 다만 그런 의사도 본인이 환자가 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열정적이고 고전적인 의사의 의무에 충실한 굿닥터를 간절히 원하겠지요. 여기에 나온 이야기들은 누굴 탓하거나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를 생각해보자는 의도였다고 생각해요. 결국 사람이 있는 곳에는 황금률이라는 불변의 진리가 존재한다는 걸 다시금 일깨워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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