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평점 :
학창 시절에 처음으로 논리가 무엇인지 책을 통해 배웠던 기억이 나요. 철학적 논리에서 벗어난 다양한 논리적 오류들이 어찌나 신기하고 재미있던지, 하나의 놀이처럼 상황에 맞는 논리적 오류를 연결시켰던 것 같아요. 무지에 의한 오류, 순환논법의 오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우물에 독 뿌리는 오류, 잘못되노 이분법에 의한 오류, 논점 일탈의 오류 등등. 그때는 그 오류들이 논리를 배우기 위한 과정일 뿐, 우리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인식은 적었던 것 같아요. 설마 어른들이 무논리, 억지 논리로 우겨대진 않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나봐요. 물론 얼마 안가서 와장창창 깨졌지만 그것이 오히려 철학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였어요.
《진실의 조건》은 스웨덴 철학자 오사 빅포르스의 책이에요.
이 책은 출간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에게 배부되어 스웨덴 사횡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고 하네요.
우선 용어를 정리하자면, 팩트(fact)는 '사실', 트루(true)/ 트루스(truth)는 '진실', '진리'로 번역되어 있어요.
저자는 이 책의 출발점은 철학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지식, 사실, 진실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고, 어떻게 사고가 왜곡되는지, 거짓말과 가짜뉴스 그리고 선전이 우리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설명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은 교육 현장에서 지식과 비판적 사고를 키워야 하는데, 스웨덴 학교 시스템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어요. 저자는 교육학자가 아니라 철학자기 때문에 지식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관점을 언급하면서 비판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사실적 지식이 필요하며, 그것을 가르칠 수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비판적 사고의 핵심은 주장을 평가하는 능력인데, 그 주장을 얼마나 잘 평가할 수 있느냐는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사실적 지식에 달려 있다는 거죠.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반드시 사실적 지식을 갖춰야 평가할 수 있고, 비판적 사고는 사실적 지식을 가르치는 것과 연계해야만 가능해요. 그러니 학교가 민주주의적 기능을 수행하려면 지식과 관련된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는 거예요.
스웨덴 학교들은 오랫동안 출처 비평에 주목해왔는데, 교육 시스템에서 많은 부분이 프로젝트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학생들이 출처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고 해요. 결론적으로 한 개인이 인식 왜곡에 맞서고 비판적 사고를 하려면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과 인지 왜곡을 악화시키는 메커니즘을 반드시 이해해야 해요. 대부분 진실은 특정 대상에 대한 우리의 믿음에 의해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에 항상 마음을 열어놓아야 해요. 즉 철학자의 태도를 지녀야 해요. 이것이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