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 - 35가지 유전자 이야기
설재웅 지음 / 고려의학 / 2022년 2월
평점 :
유전자라고 하면 DNA를 떠올리는 정도의 수준이지만 SF영화를 좋아하다보니 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 같아요.
《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는 미디어를 통한 유전과 생명과학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저자는 지난 20년간 유전역학을 연구해온 전문가로서 일반인들에게 의학유전학을 좀더 쉽게 전달하고자 영화와 뉴스 기사를 활용하여 설명하는 책을 썼다고 하네요. 이 책은 실제 대학에서 강의했던 내용 일부를 정리하고 보강한 것이라고 해요.
우와, 일단 제가 좋아하는 영화 이야기 속에서 유전역학이 등장하니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SF영화에서는 흔히 복제인간이나 유전자 조작 등 획기적인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한 미래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에 교양과학 수업을 위한 자료로써 최고인 것 같아요. 어렵게 생각했던 유전학 이론이 훨씬 흥미롭게 다가오네요. 지난 2000년,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인간 유전자 지도 초안 완성을 발표했는데, 실제로 완성된 것은 2003년이라고 하네요. 인간유전체 사업은 80년대 말 미국 주도로 시작된 과학프로젝트이며, 인간의 DNA 염기서열을 완전히 분석한 것인데 최근에는 두 사람 간에 인간 유전체 염기서열이 0.5% 차이가 나며, 이것이 유전자 다형성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유전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용어 중 하나가 다형성이라고 해요. 돌연변이가 곧 다형성이 된다고 하네요.
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는 얘기는 만성질환의 경우 가족력과 관련이 높기 때문에 유전학적 관점에서 질병 유전자를 찾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부모는 나와 유전자의 절반을 공유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부모님에게 효과적인 민간요법이나 처방은 내게도 적용될 수 있어요. 또한 부모님의 병력이나 가족력을 통해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나 생활습관을 점검하여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거예요.
신기하게도 이미 봤던 영화인데도 유전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니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네요. 무엇보다도 '나를 낳아주신 것만으로도 부모님께 감사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의외의 감동 포인트였어요. 만약 나의 아버지를 미워한다면 내 몸 안의 유전체 절반을 미워하는 것이니까, 나라는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부모님께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삶을 존중하는 기본인 것 같아요.
영화 <원더>는 2017년 국내 개봉했어요. 영화 1시간쯤 어기의 누나 비아가 남자친구와 대화하는 장면이 있어요.
"똑같은 유전자가 두 개라서 그렇대. 부모님이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던 거야. 복권 당첨 확률인데 운 없는 복권이지.
내가 저런 모습으로 태어났을 수도 있어."
이 장면에서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병을 암시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 영화는 트레처 콜린스 증후군을 대상으로 한다.
트레처콜린스 증후군은 특정한 머리뼈 부위의 발달 부전으로 나타나는 머리뼈와 얼굴 부위에 뚜렷한 기형을 가지는 유전 질환으로,
대략 40% 정도는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질환이고, 남녀 모두에게 같은 빈도로 발생하며, 부모 중 한쪽만 정상일 경우 다음 세대에 유전될 확률은 50%예요. 그러나 60% 정도는 산발적으로 무작위로 일어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해요.
... 발생과 관련된 유전자로 잘 알려진 것은 호메오박스(HOX) 유전자이며, 미국의 에드워스 루이스 등 초파리 연구를 통해서 초기 배아 발달의 유전적 조절에 HOX 유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고, 이 공로로 199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어요.
(77-78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