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워줘 도넛문고 1
이담 지음 / 다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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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은 다들 기억할 거예요. 이후 유사사건의 범죄자들이 체포되었지만 솜방망이 판결이 내려져 공분을 샀죠.

가해자들은 뻔뻔하게 잘 살고 있는데, 피해자들은 지울 수 없는 디지털 기록 때문에 고통스럽게 살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어요.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도 이러한 범죄 사건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나를 지워줘》는 이담 작가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객원기자로 활동하면서 '잊힐 권리'에 관한 취재 과정에서 디지털 기록이 누군가에게 주홍글씨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하네요. 최근 딥페이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를 악용한 범죄가 늘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이 소설의 주인공 모리는 열여덟 살의 평범한 고등학교 1학년생이에요. 다섯 살 때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지금까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요.

모리가 디지털 장의사를 하게 된 건 교통사고 당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쌍둥이 여동생을 찾기 위해서였어요. 인터넷 검색과 SNS를 뒤적이다가 불법촬영물을 유포하는 사이트를 접하면서 피해자들의 모습이 동생 모연처럼 느껴져 사진을 지울 방법을 찾게 되었고 어설프게나마 '흔적지우개가 운영하는 디지털 장의'라는 홈페이지까지 직접 만들게 된 거예요.

학교에서는 절친 수성이와 전교1등 현준이가 모리의 은밀한 활동을 알고 있어요. 어느 날 같은 반의 리온이가 현준에게 얘길 들었다면서 모리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현재 리온이는 <K- 아이돌스타>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톱10까지 오르면서 한창 인기를 모으고 있는 친구인데, 갑자기 이상한 동영상이 올라와서 악플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같은 반에 진욱이는 8반 남학생만 있는 단톡방에 음란한 동영상이나 사진을 올리는 친구인데, 아빠가 검사이고 엄마가 대학교수라서 웬만한 문제를 일으켜도 다 해결되는 요주의 인물이에요. 너무나도 현실적인 분노를 자아내는 장면들 때문에 읽는 내내 좀 힘들었어요.

사실 소설에서는 극히 일부분만을 보여주고 있어요. 실제로 뉴스를 통해 보도되는 사건들을 보면 청소년들의 성착취 범죄 내용이 경악할 수준이에요. 어떻게 또래 친구나 어린 아동을 상대로 이토록 끔찍하고 잔인한 짓을 저질렀을까요.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하는 문제일까요. 당장 뭔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서 많이 답답했어요. 그럼에도 우리 모두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이야기라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신경써야 할 건 아이들 성적이 아니라 인성인 것 같아요. 학교에서 먼저 배워야 할 건 시험에 나오는 지식이 아니라 인간 교육인 것 같아요.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법을 모른다면 비극적인 사건은 계속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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