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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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파수꾼》은 한 편의 영화을 본 것 같아요.

장르는 달달한 멜로 안에 숨겨진 스릴러.

우와,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이전에 읽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떠올리며 비슷한 내용일 거라 짐작했거든요. 

사실 중년 여인의 사랑 이야기라고 여길 만한 도입부였어요. 주인공 도로시 시모어는 마흔다섯 살의 시나리오 작가이고 현재 사십 대의 남자 친구 폴 브레트와 사귀고 있어요. 도로시는 젊은 시절에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여 여배우로서 성공했다가 탕진하고 지금은 근근히 시나리오를 쓰며 돈벌이를 하고 있어요.

자유분방한 도로시, 신기하게 사강의 작품을 읽다보면 자꾸 주인공이 사강의 모습과 겹쳐져요. 왠지 사강 자신의 이야기를 쓴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더 소설에 몰입하게 되는 것 같아요. 소설 속 인물을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내어 머릿속에 이미 영화가 상영되고 있어요.

강렬한 첫 장면, 새벽 두시에 도로시와 폴은 시속 150마일로 자동차를 타고 집에 가는 중이었어요. 콰과광!

자동차를 향해 달려든 한 남자, 폴이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고 차는 길 오른쪽 도랑에 처박혔어요. 다행히 아무도 죽지 않았어요. 다만 그 미치광이 남자는 도로 위에 미동도 없이 누워 있었어요. 앳된 얼굴의 남자 머리 밑에 피가 고여 있었고, 놀란 도로시가 곁으로 달려갔어요. 


"도로시, 당신 미쳤소?"  (19p)

이 질문은 폴이 했지만 두고두고 곱씹게 될 말이네요.

왜냐하면 도로시는 다리 한쪽을 다친 그 남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기 때문이에요. 신원 미상의 남자, 그것도 심상치 않은 사고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청년을 혼자 사는 그녀가 자신의 집에서 돌본다는 건 뭔가 꺼름칙하잖아요. 이십대로 보이는 남자의 이름은 루이스, 병원에서 퇴원한 이후 도로시의 집에서 다리의 붕대를 감은 채 늘어져 지내고 있어요. 보통의 사람이라면 루이스에게 엄청난 질문을 쏟아부었을 텐데, 도로시는 그냥 있는 그대로 놔 둔 채 함께 있는 쪽을 택했어요. 나른한 일상에 누워 있는 루이스가 풍경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아요. 여기에 매우 중요한 사실이 빠져있네요. 루이스는 굉장히 신비롭고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다는 점.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 친구가 있는데, 아들 뻘 되는 젊은 남자와 동거한다는 게 참으로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들죠?

그 상상을 뛰어넘어서 놀란 거예요. 제목을 다시 상기해보면 어떤 전개가 될지 힌트가 될 수 있겠네요. 도대체 사랑이란 뭘까요.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자신의 마음뿐인 것 같아요. 세상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의 사랑도 존재하는 것 같아요. 분명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말하겠지만 인정하기는 어렵네요. 

그래서 되묻고 싶어요. 당신 미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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