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타인 - 가족 치료의 대가 이남옥 교수의 중국 가족 심리 상담
이남옥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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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뭘까요.

행복한 우리집을 떠올린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만 누군가에겐 아픈 상처일 수도 있어요.

그러니 가족의 의미는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다만 가족간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고서 행복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솔직히 가족의 문제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속으로 곪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해결할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덮어두는 거죠.

최근에는 정신과 상담이나 심리 치료가 대중화되어 크게 낯설지 않지만 개인이 아닌 가족 치료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네요.

이 책은 국내 최고의 가족 상담 권위자인 이남옥 선생님이 중국의 한 심리학자의 요청으로 2016년부터 4년 동안 중국 현지에서 진행된 가족 심리 상담 프로젝트의 내용을 담고 있어요. 2020년 1월 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되기 전까지 일 년에 세 차례씩 꾸준히 진행된 가족 상담 워크숍이라고 하네요. 가족 치료에 관심 있는 심리 상담사들과 함께 가족 치료를 원하는 내담자들을 초청해 실제 상담을 하는 방식이었고, 그때의 사례들을 '가계도 분석'과 '가족 세우기'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소개하고 있어요. 물론 내담자의 개인 정보라서 사생활 보호를 위해 생략하거나 각색했지만 가족의 트라우마와 문제를 파악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것 같아요.

일단 여기에 소개된 가족 치료 사례는 중국 가족이라는 점에서 우리와는 다른 환경적 요인이 있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갈등 요인들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각 사례마다 가계도가 등장하는데, 전반적인 설명과 함께 가계도를 살펴보니 그들이 겪는 갈등과 트라우마를 파악하기가 좀더 수월한 것 같아요. 가계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록에 실린 가계도 분석과 가족 세우기 과정을 참고하면 되는데, 작성 방법은 가족의 개괄적인 정보들을 특별한 기호( 남자는 네모 □, 여자는 ○)를 사용해 그려 넣는 거예요. 각 구성원들의 특징인 나이, 사망 연도, 직업, 학력, 성격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 정보(좋은 관계, 갈등관계, 소원한 관계, 집착관계, 양가적 애증관계, 단절된 관계, 이혼관계)도 표시해요. 전문가는 전체 가계도를 바탕으로 심층적인 분석을 한 뒤 현재 가족 구조 세우기를 통해 문제점을 알아내고 구조 조정을 시도한다고 해요. 내담자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중국인들은 누군가를 평가할 때 '부지런하다' '일을 잘한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고 해요. 이러한 평가 기준이 가족 관계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가계도 분석을 통해 부부 각자의 원가족이 지닌 트라우마를 다루면서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 조정을 스스로 해나가는 과정이 가족 세우기인 거예요.

책에 나온 가족 치료 사례를 보면 상처가 대물림되는 경우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그걸 끊어내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어긋난 구조를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 안에서 중요한 건 대화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가족 세우기 안에서 가족 각자가 평생 하지 못했던 말을 다 토해내며 화해와 용서라는 치유를 경험한다는 것이 경이롭네요. 가족, 가장 가까운 타인과의 관계 회복이 무엇인지를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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