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사물들 - 일상을 환기하고 감각을 깨우는 사물 산책
김지원 지음 / 지콜론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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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한 책인 것 같아요. 사물의 재발견이랄까.

사물이란 우리 일상에서 어떤 용도로든 그 쓸모에 의해 존재하는 것들인데, 그 사물과의 관계는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사랑한 사물들》은 사물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감각을 깨우는 사물들, 안부를 묻는 사물들, 사유를 확장하는 사물을 만날 수 있어요. 그동안 사물을 사용할 줄만 알았지, 사유하는 방법은 몰랐던 것 같아요. 월간 오브제의 사물들을 보면서 감각의 경험이 주는 즐거움이 뭔지를 조금 알게 되었어요. 월간 오브제의 사물들은 가구를 만들 때에 생기는 자투리 나무 조각들을 활용하여 매달 영감을 주는 물건을 제작한 것인데, 실제 물건을 만드는 일만큼이나 물건의 이름을 짓는 일에 정성을 쏟는다고 해요. 마치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면 이름을 지어주듯이, 사물에게도 용도를 나타내는 이름이 아닌 사유를 확장시키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한다고 해요. 이를테면 '가만한 오늘', 'O, 마주', '가볍고 단단한 상상', '결', '사물이면' (80p) 이라는 이름은 무미건조한 사물에 특별한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나무라는 소재가 주는 따스함까지 더해져서 마음을 잡아끄는 게 아닌가 싶어요. 책 속에 소개된 수많은 사물들 가운데 제 마음에 남는 물건이었어요.

미술 공예 운동의 창시자 윌리엄 모리스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에 즐거움을 입히는 일이야말로 장식이 수행하는 하나의 위대한 역할" (82p)이라고 했는데, 그러한 시도들이 사물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문구 중 하나인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 (98p)라는 말이 사물에도 그대로 적용되네요. 우리가 사랑한 사물들은 다시 우리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을 주니까요. 인간과 관계를 맺는 사물들은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연결하며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내고, 우리는 그 사물들의 풍경을 감상하며 숨은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워요. 창조된 사물 안에는 예술의 힘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감정에 영향을 주고, 연결된 관계 속에서 이야기가 생겨나는 것 같아요. 바로 이 책처럼 사물들을 통해 일상 속 감각을 깨우며 새로운 관계를 맺어간다면 지금부터는 나의 이야기가 시작될 차례네요. 내가 사랑하는 사물들,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감정들을 발견하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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