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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ㅣ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2월
평점 :
가끔 궁금해질 때가 있어요. 지금 이 시대의 인물은 먼 훗날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요.
눈앞에 보이는 사실뿐 아니라 감춰진 진실 모두가 드러난다면 냉철한 역사적 평가가 가능해지겠지요.
세계사에는 역사를 뒤흔든 인물들이 존재해요. 역사 앞에 만약이라는 가정 자체가 무의미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을 보면 자꾸만 상상력이 가동되네요.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에서는 모두 열 명의 인물을 소개하고 있어요.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진시황제, 로마의 폭군 네로 황제, 역사상 가장 큰 영토를 가졌던 몽골의 군주 칭기스 칸, 탐험가 콜럼버스, 해적 여왕으로 불렸던 엘리자베스 1세, 태양왕 루이 14세, 불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 위대한 해방자로 불리는 링컨 대통령까지 워낙 유명한 인물들이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예요. 과연 그들의 업적 속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요.
엘리자베스 1세는 출생부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인물이에요. 그녀는 아버지인 헨리 8세와 어머니 앤 불린 사이에서 태어난 공주 신분이었지만 딸이라는 이유로 환영받지 못했고, 세 살도 되기 전에 어머니를 잃었어요. 소름돋는 건 어머니를 처형한 사람이 아버지였다는 사실이에요. 친딸을 견제하는 아버지와 자신을 감옥에 가둔 이복 언니 메리 밑에서도 살아남아 영국의 여왕이 되었으니 그야말로 인간 승리라고 할 수 있어요. 그녀가 평생 결혼하지 않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측되는데, 스페인 국왕과 결혼한 언니 메리 1세의 영향으로 보고 있어요. 남편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권력도 빼앗긴 언니를 보면서 외국 군주와의 혼인을 꺼렸을 수 있어요. 그래서 처녀 여왕이라는 이미지를 정치적으로 잘 활용하여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어 입지를 굳혀 나갔어요. 제일 먼저 청혼한 사람이 메리 1세의 남편이자 엘리자베스의 형부였던 스페인 국왕이라니 기가 찰 일이죠. 엘리자베스 1세의 업적은 강대국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분열된 영국인들을 하나로 만들었다는 점인데, 그 이면에는 실리주의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어요. 드레이크가 이끄는 해적단과 손을 잡음으로써 해적왕을 자신의 충신으로 만들었어요. 폐위된 왕비의 소생이자 여성 군주라는 약점을 이미지 메이킹과 통솔력으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줬어요.
솔직히 역사적 영웅이나 정복자들의 이야기는 신화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인간적인 감흥이 별로 없었는데, 엘리자베스 1세는 시련과 편견을 이겨낸 승자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위대한 인물의 등장은 놀랍고도 흥미로운 교훈들을 남기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