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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퍼 룸에서의 마지막 밤 - 리버 피닉스, 그리고 그의 시대 할리우드
개빈 에드워즈 지음, 신윤진 옮김 / 호밀밭 / 202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검은 바탕 위에 꽃 같기도 하고 얼룩 같기도 한 문양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요.
화려한 할리우드 영화배우 리버 피닉스의 일대기를 읽고나니 이 책의 표지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네요.
《바이퍼 룸에서의 마지막 밤》은 리버 피닉스의 생애를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낸 책이에요.
이 책은 리버 피닉스가 죽었던 '바이퍼 룸' 이라는 이름의 나이트클럽 밖 도로에서 시작하여 그가 태어나던 때로 시간을 거슬러 보여주고 있어요.
1970년에 태어나 1993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너무나 짧은 생을 살다간 리버 피닉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너무나 많아요.
과거 할리우드 스타를 좋아했던 추억이 떠오르면서 그를 영화 속 이미지로만 기억했다는 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꽃미남 배우라는 편견 때문에 그가 선한 의지를 가지고 노력했던 일들이 가려졌던 게 아닌가 싶어요. 이 책을 쓴 개빈 에드워즈는 음악 잡지 <롤링 스톤>지의 편집자이자 여러 정기 간행물에 기사를 쓰는 작가라고 해요. 개빈 에드워즈는 이 책을 통해 반짝거리는 할라우드 스타로서의 리버 피닉스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리버 피닉스와 그를 둘러싼 세상을 깊이 있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뛰어난 작가인 것 같아요. 한 인간의 삶을 집중 조명할 때 어떻게 바라보느냐, 그 시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동성애자, 비건 채식주의자, 환경 보존과 동물 보호에 앞장 선 사람...
파티 일화 중에 리버가 봉투를 뒤집어 쓰고 파티 참석자들과 함께 작당해서 '미스터 봉투'가 투명 인간인 것처럼 행동했는데, 끝까지 봉투를 벗지 않는 걸 본 동료는 그가 제대로 장난을 치고 싶어 한다고 회상하고 있어요. 그러나 그건 장난을 빙자한 리버의 본심이 아니었을까라는 짐작을 하게 되네요. 아름다운 외모를 가린 채 그저 파티를 즐기는 한 사람이고 싶은 마음, 이미 스타였던 리버에게는 불가능한 현실을 '미스터 봉투'가 되어 잠깐의 마법을 즐긴 거라고 말이죠. 안타깝게도 리버는 사망 이후 진짜 미스터 봉투가 되고 말았어요.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다시 대중들에게 돌아왔어요.
무엇 하나를 고르지 않고, 모든 것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보여줌으로써 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줬어요. 이제는 리버 피닉스를 요절한 청춘 스타 대신에 더 나은 세상을 꿈꿨던 청년으로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