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의 엄마, 치매에 걸리다 - 기억을 잃으면 그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닌 걸까?
온조 아야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지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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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자의 엄마, 치매에 걸리다》는 뇌과학자 온조 아야코의 책이에요.

저자는 처음 엄마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그 불안감을 애써 무시했다고 해요. 

병원에 가기까지 열 달이 걸렸고, 예순다섯 엄마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이 책은 뇌과학자이자 한 사람의 딸로서 엄마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2년 반 동안 매일 일기 쓰듯 기록한 내용이에요. 

주변에도 비슷한 나이에 치매 진단을 받은 분이 계시는데 평생 자기 분야의 일을 해오던 분이라서 더 충격이 컸던 것 같아요. 처음엔 '아니야, 그럴 리 없어'라는 부정의 단계를 겪다가 조금씩 수긍하며 적응해가는 과정을 거치는데,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심정은 당혹감과 슬픔인 것 같아요. 저자 역시 엄마가 치매라는 걸 짐작했는데도 그 진단이 두려워 병원에 가지 못했던 걸 보면 우리 모두는 치매라는 병에 대한 공포가 있는 것 같아요. 기억을 잃는다는 건 지나온 삶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저자는 뇌과학을 공부했던 친구들에게 만약 자신의 부모님 일이라면 치료법이 없어도 병원에 가겠느냐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이 말해주었대요.

"치료법이 없다는 것과 할 일이 없다는 것은 다르잖아? 게다가 상상과 실제는 달라.

여하튼 확정되면 보이는 풍경이 달라질 거야. 

혼자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아!"  (25p)

적절한 조언이었어요. 치매라는 진단을 받기 전에는 비참한 미래를 그렸는데 막상 진단을 받고 나니 저자의 엄마도 더 이상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안심하셨다고 해요. 

현재 치매는 완치 가능한 약이 없고 진행을 늦출 가능성이 있는 약 처방을 받는 것 외에는 병원에서 해줄 게 없어요. 그래서 저자는 엄마 곁에서 생활 속 증상을 유심히 관찰하여 엄마가 즐거워하는 일을 찾아 생활을 개선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해요. '치료'가 아닌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을 찾은 거죠. 저자는 이것을 뇌과학적 처방전이라고 이야기하며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어요.

이 책은 의사가 아닌 뇌과학자, 치매 엄마와 살고 있는 뇌과학자가 들려주는 치매 이야기라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었어요.

물론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어떤 병인지를 자세히 설명한 부분을 읽으면서 우리가 치매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인지능력 저하로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모른다는 것. 저자는 자신의 엄마가 엄마다움을 잃지 않았다고 표현했는데, 그건 딸로서 당연한 마음일 거라고 생각해요. 치매에 걸린 엄마라고 해도 딸에게는 항상 엄마니까, 비록 엄마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래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알츠하이머병은 '감정'이 남는다. 이 의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192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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