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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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에서 뭔가 실행하기 위해서는 부부 사이에 완벽한 불화가 있든지 아니면

애정 어린 화합이 필요하다. 

그런데 부부 사이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불분명한 관계에서는 어떤 일도 실행될 수 없다.

많은 가정은 완벽한 불화도 화합도 없다는 이유로 남편과 아내가 모두 지겨운 옛 자리에 

그대로 남아서 해마다 살아간다."  (417p)


『안나 카레니나』3권에서는 안나와 브론스키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한때 그토록 열렬하게 타올랐던 두 사람의 사랑은 세월과 함께 식어가고 있어요. 아마도 안나의 남편이라는 공동의 적과 멀어지면서 긴장감과 흥분이 사라진 탓이 아닐까요.

안나로서는 브론스키의 사랑이 식은 것이 주 원인이지만 브론스키의 내면은 훨씬 더 복잡한 것 같아요. 안나의 세심한 관심이 그에겐 집착처럼 느껴지면서, 안나를 위해 자신이 자신이 괴로워진 상황들을 몹시 후회하고 있어요. 후회는 서서히 분노로 바뀌고 있어요. 그들을 갈라놓은 분노는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고 있어요.
돌리와 스테판 부부, 안나와 알렉세이 부부, 안나와 브론스키, 레빈과 키티 부부를 보면서 러시아판 <부부의 세계>를 본 것 같아요. 그러나 단순히 부부 간에 벌어지는 갈등이 주요 사건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부부 문제는 전체 인생에서 한 부분일 뿐이니까요. 그보다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톨스토이는 40대 후반에 이 작품을 집필했다고 해요. 톨스토이는 본인이 불꽃 같은 사랑으로 결혼했지만 불행한 삶을 살았고, 방탕했던 과거가 있었어요. 그래서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실감나게 표현된 게 아닌가 싶어요. 역설적이게도 젊은 날에 방탕했던 저자는 훗날 중년에 이르러서는 성인군자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어요. 결국 주인공 안나는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부조리함을 일깨우는 존재였다고 생각해요. 인간의 행복이란 불완전한 사랑의 한 부분일지도, 그러니 인생은 비극도 희극도 아닌 삶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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