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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행복한 가정은 모두 서로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각기 달리 불행하다." (13p)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에요. 이 소설을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유명한 이 문장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레프 톨스토이는 자신의 쓴 소설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생애를 살았던 작가로도 유명하지요.
세계 고전은 어릴 때 어쩔 수 없이 읽어야만 하는 숙제였다면 어른이 된 지금은, 놀라운 인생극장이었어요. 러시아 버전의 사랑과 전쟁이랄까.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을 때는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 있어요. 복잡한 이름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이 다소 끊길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책의 첫 장은 주요 등장인물부터 소개하고 있어요. 주인공의 이름은 안나 아르카디예브나 카레니나예요. 안나의 남편은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 카레닌, 안나의 연인은 알렉세이 키릴로비치 브론스키, 안나의 오빠는 스테판(스티바) 아르카디예비치 (아르카디치) 오블론스키, 안나의 오빠 친구이자 키티와 결혼 귀족은 콘스탄틴 (코스챠) 드미트리예비치 (드미트리치) 레빈이에요. 으악, 차라리 A, B, C로 표시하고 싶을 정도로 읽다가 몇 번이나 등장인물의 이름을 확인해야 했네요.
점차 등장인물의 이름이 익숙해질 즈음 그들의 인간 관계와 심리는 비교적 단순명료하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겉으로는 우아한 척 상냥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속으론 상대를 경멸하며 위선적인 태도를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았어요. 19세기 러시아 사교계는 상류층들의 놀이터였고, 결혼을 위한 장터였어요.
1권은 안나의 오빠 스테판이 아내에게 불륜을 들키면서 난장판이 된 오블론스키 집안에서 시작되고 있어요. 아내 다리야 (돌리, 돌린카, 다쉔카)는 남편과 더 이상 한집에서 살 수 없다고 선언했고, 스테판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쩔쩔매고 있어요. 그 와중에 여동생 안나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어서 난감한 상황이 되었어요. 얼결에 안나는 오빠네 부부의 중재자 역할을 하게 되면서 자신이라면 남편을 용서했을 거라며 돌리를 설득했어요. 돌리 입장에서 안나는 시누이이자 페테르부르크에서 제일가는 정치가의 아내, 매력적인 귀부인이니 그녀로부터 위로와 조언을 듣는다는 게 달가울 리 없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화해 밖에는 방법이 없었어요.
사교계 파티에서 인기만점인 안나는 돌리의 여동생 키티와 결혼할 상대인 브론스키와 춤을 추다가 묘한 기류에 휩싸였고, 그건 모두 오해였노라고 돌리에게 고백했어요. 이로써 문제는 해결됐다고 안심하며 안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오르는데, 바로 그곳에서 브론스키를 만나게 될 줄이야... 불륜의 상대도 운명이라면 막을 수야 없겠죠.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면서 이 노래가 떠올랐어요. 장난으로 치부했던 작은 불씨가 바람에 더 커져가며 불길이 치솟는 장면과 함께, 결국 모든 건 타버리고 말 텐데 멈출 수 없다는 것이 불행인 거죠. 왜냐하면 그들에겐 '사랑'이니까요.
"우리 엄만 매일 내게 말했어. 언제나 남자 조심하라고.
사랑은 마치 불장난 같아서 다치니까. 엄마 말이 꼭 맞을지도 몰라.
널 보면 내 맘이 뜨겁게 달아올라. 두려움보단 널 향한 끌림이 더 크니까.
멈출 수 없는 이 떨림은, 내 전부를 너란 세상에 다 던지고 -
나를 봐, 이렇게 넌 날 애태우고 있잖아.
끌 수 없어. 우리 사랑은 불장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