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브랜든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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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든 세트는 d몬 작가님의 '사람 3부작' 완결판이에요. 

그동안 단 하나의 질문을 향해 달려왔네요. 사람은 무엇인가.

굉장히 심오하고 어려운 주제인 것 같아요.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스스로를 사람으로서 인지하며 지금까지 살아왔어요.

가끔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던질 때는 있어도 존재로서의 인간, 즉 '나는 사람인가'에 대한 의문을 품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만약 사람이 아니라면 '나'라는 존재는 무엇일까요. 

주인공 브랜든은 엄마와 단둘이 사는 어린 소년이에요. 외롭고 심심했던 브랜든은 옆 블록 요크 할아버지 집에서 원숭이 인형을 가져왔어요. 

혼자 살던 요크 할아버지가 병원에 실려간 뒤로 동네 아이들이 그 집에서 쓸모 있는 물건들을 함부로 가져갔고, 브랜드도 따라했던 거예요.

겨우 인형 하나를 챙겼을 뿐인데 엄마는 제자리에 돌려놓고 오라고 했어요. 브랜든은 엄마에게 따졌어요. 자신이 가지고 나온 걸 본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다른 형들도 그랬는데,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 일인데 뭐가 문제냐고 말이죠. 그러자 엄마는 말했어요.

"네가 알잖니." (10p)

이 말 때문에 브랜든은 요크 할아버지 집으로 갔어요. 처음엔 엄마로서 당연히 해야 할 훈육이라고 받아들였죠. 

우와, 마지막 장을 읽고 나서야 엄마의 그 말 속에 담긴 뜻이 엄청난 파도처럼 밀려왔어요. 이걸 깨달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불교에서 해탈방법은 단번에 궁극적인 본성을 깨닫는 '돈오'와 점차적인 수행의 단계를 거쳐 오랜 기간의 수행 끝에 부처가 되는 '점수' 두 가지가 있는데, 어쩐지 브랜든과 함께 그 해탈의 과정을 지나는 느낌을 받았네요.


브랜든은 요크 할아버지 집에서 새로운 차원으로 연결되는 문을 통과했고 다른 우주에 속한 지구 생명체 '올미어'를 만났어요. 

'올미어'는 머나먼 우주에서 브랜든을 관찰하고 있었고, 브랜든에게 "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어요. 왜냐하면 '올미어'에게 '사람'의 기준은 자신과 동일한 능력은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에요. '올미어'는 사람끼리 연결되면 의사소통만 가능하고 상대의 감정을 자의로 조정할 수 없는데 사람이 아닌 생물과 연결되면 감정과 의사소통 유무를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다고 했어요. '올미어'는 브랜든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개체로서 탐구하고 분석했던 거예요. 


"자신을 '브랜든'이라고 하는 이 개체는 

스스로를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주장에 대한 근거는 없지만

여태껏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생물체인 것은 분명하며

이 사회에 속하기를 원하고 있다."  (59p)


뜻밖에도 브랜든은 올미어가 속한 세상에 머물고 싶어 했어요. 그러나 의도치 않게 새로운 차원으로 연결되는 문이 열리면서...

거대한 우주 속 지구,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스스로를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이를 반박할 만한 외부의 존재가 없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인 것 같아요. 아직까지 외계생명체의 존재는 드러나지 않았으니까요. 만약 브랜든처럼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고차원의 세계를 마주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복작대며 살고 있는 우리의 일상에서 벗어나 범우주적인 세계관을 통해 '사람'이라는 존재를 바라보니 한없이 작아졌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등장한 '신'은 SF적인 요소로 해석되면서, 실존에 관한 철학으로 나아가게 하네요. 《브랜든 세트》는 사람들을 위한 철학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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