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 정여울이 건네는 월든으로의 초대장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정여울 작가님의 글은 잘 익은 사과 같아요.
아삭아삭 상큼한 즙이 입안을 가득 채우듯이 매번 읽을 때마다 그 맛에 감탄하게 되네요.
그러니 정여울 작가님의 신작을 놓칠 수야 없지요.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는 정여울 작가님의 에세이예요.
이 책은 정여울 작가님과 함께 『월든』속으로 들어가는 즐거운 산책이라고 볼 수 있어요. 평소에 늘 다니던 길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으면 특별한 기분을 느끼듯이, 이전에 읽었던 『월든』이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생애부터 차근차근 들려주고 있어요. 소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그가 월든 숲에서 보낸 시간들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소로는 월든 숲으로 도망간 성격 까칠한 은둔주의자가 아니라 자연과 고독을 사랑했던 다정하고 섬세한 사람이었어요. 정여울 작가님은 소로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어요.
"소로는 단지 『월든』의 작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시인이자 다정한 생태주의자이자 열정적인 시민운동가였다.
그 이면에는 생계를 위해 뛰어들어야 했던 측량기사의 일, 가업으로 이어받아야 했던 연필 제조업도 있었다.
그러나 그 복잡한 캐릭터 속에 늘 숨어 있는 소로의 가장 결정적인 본성은
모든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한 한없이 따스한 사랑과 공감의 눈길이었다.
... 나는 소로의 수줍은 미소, 고색창연한 어휘력, 고전에 대한 탁월한 독해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탐욕으로부터 무한히 자유로웠던 그의 놀라운 소박함이 좋다." (44-47p)
예전에도 소로가 직접 지은 호숫가 오두막 사진을 보고 너무 작아서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이 책에도 오두막 사진이 나와 있는데 침대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로 자그마한 집이 이제는 정겹게 느껴져요. 월든 호수 방문자 센터부터 월든 호수, 그리고 소로의 오두막까지 걸어가는 길. 사진을 보며 정여울 작가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제 마음 속에도 언젠가는 꼭 그곳에 갈 거라는 다짐이 생겼어요. 그저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찬 기쁨... 표현이 참으로 적절해서 소로가 자연 속에서 누린 온전한 기쁨이 무엇인지를 짐작해 보았어요. 우리 삶에 휴식이 필요하듯이, 이 책은 『월든』을 통해서 더 나은 삶을 위한 아름다운 쉼표를 알려주고 있어요.
가만히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도 연습이 필요해요. 무작정 기다린다고 해서 마음이 보이는 건 아니에요. 다 안다고 생각하면 그것밖에 보이질 않아요. 어쩌면 우리는 비우질 못해서 마음을 꽉 채워버린 것들 때문에 볼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마음 비우기, 마음 내려놓기... 그걸 위해서 우리는 소로와 함께 걷고 있는 게 아닐까요.
제가『월든』이라는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법정 스님 덕분이에요. 마지막 순간까지 곁에 둔 책이라고 해요. 소로는 세상을 떠날 때 "참 아름다운 여행이었지."라고 말했다고 해요. 삶 자체가 아름다웠던 사람이기에 죽음 마저도 평온하게 받아들였던 게 아닌가 싶어요. 다 읽고 나니 제목을 새롭게 바꾸고 싶네요.
"비로소 『월든』의 감동을 느꼈네."라고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