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 2 : 집으로 가는 길 팍스 2
사라 페니패커 지음, 존 클라센 그림, 김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쟁이 앗아간 것들, 그리고 남겨진 것들에 관한 이야기예요.

어른들은 똑똑한 척 굴지만 아이들이 저지르는 실수와는 비교도 하지 못할 비극을 일으킬 때가 있어요.

유리창을 깬다거나 친구와 싸우는 일은 얼마든지 되돌릴 수 있지만 전쟁은... 모든 걸 파괴하고 마니까요.

열세 살이 된 피터는 전쟁터에 나간 아빠를 잃었어요. 볼라 아줌마 농장 근처에 혼자 오두막을 완성하지만 자신이 머물 곳이 아닌 것 같아서 떠나려고 해요. 아빠의 유골함을 챙겨 엄마의 무덤 곁에 뿌린 뒤 멀리 가려는 거예요. 그건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속죄를 위해서예요. 안타깝게도 어린 소년은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이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전쟁 직전에 아빠는 피터가 5년이나 돌보던 아기 여우 팍스를 야생 숲에 놓아줬고, 피터는 팍스를 버렸다는 죄책감에 자신의 다리에 상처를 내어 그 아픔을 잊지 않으려고 했어요. 너무나 마음이 아팠어요. 피터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 그건 전쟁때문이었어."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볼라 아줌마는 차갑게 구는 피터를 다정하게 위로해주지만 피터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어요. 다만 떠나려는 피터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해줬어요.


"... 이 도자기를 만드는 데 몇 시간이나 걸렸을까요? 우리 컵을 채우는 데 몇 번이나 사용되었을까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 도자기를 벽에 내동댕이치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힘을 보여줄 수 있죠. 

누구든 뭔가를 깰 수 있어요. 하지만 난 만들어내는 힘을 존중해요.

그리고 사람들은 대부분 뭔가를 새로 세우는 선택을 하는 사람을 존경하지요."  (66p)


"내가 너한테 가족처럼 느껴지지 않을지도 몰라, 피터. 

하지만 너는 내 가족과 같아. 네가 그것을 바꿀 수는 없어.

그러니까 받아들이는 게 나아, 알겠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컵을 채워라." (78p)


피터는 그 말이 물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걸 이해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토록 그리워했던 팍스와의 재회를 통해 비로소 깨달았어요. 피터는 모든 것을 잃었다는 슬픔에 갇혀 스스로를 괴롭혔던 거예요. 그래서 제 곁에 소중한 이들이 남아 있다는 걸 몰랐던 거예요. 여전히 피터를 사랑하는 팍스는 피터에게 아주 중요한 임무를 맡겼어요. 피터는 잠시 판단이 흐려졌고 잘못된 선택을 할 뻔 했지만 다행히 정신을 차렸어요. 정말이지, 그 장면에서 가슴이 철렁했어요. 끝까지 피터를 믿어준 팍스를 보면서 뭉클했어요. 사랑은 때론 우리를 두렵게 만들지만 결국엔 믿음으로 버텨내게 하네요. 여우와 소년의 성장기가 눈물겹게 감동적이네요. 무엇보다도 제 집이 아니라며 떠났던 피터에게 팍스는 진짜 집의 의미를 알려줬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