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
김도영 지음 / 봄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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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는 대한민국 교도관 김도영님의 에세이예요.

살면서 절대로 가지 말아야 할 곳을 꼽으라면 교도소를 빼놓을 수 없을 거예요. 저자 역시 교도소에 들어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하네요.

교도관도 월급 받는 평범한 직장인이라지만 그 일터는 결코 평범하지 않지요. 매일 교도소로 출근하면서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지키기 어렵다는 솔직한 고백이 와닿았어요. 언론에서 보도되는 끔찍한 강력범죄 사건을 접할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올라 그들에 대한 처절한 응징을 꿈꾸곤 했거든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직접 마주하게 된다면 과연 이성적으로 대할 수 있을까요. 너무 어렵고 괴로울 것 같아요. 그게 바로 교도관의 업무였네요. 

이 책은 우리가 감히 상상도 못했던 교도소 내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저자가 처음 출근한 날 자해하는 수감자를 제압하느라 진땀을 뺐는데, 겨우 주변 정리가 되자 선배는 노트에 뭔가를 써주면서 자신도 처음 발령 났을 때 사수에게 전달받은 실질적인 노하우라며 알려주더래요. 그 내용은 살인자를 제압하는 방법, 강간범과 대화할 때 필요한 것, 조폭과 마약사범에게 지시할 때 참고 사항, 그 외에 목을 맨 사람을 발견했을 때, 손톱깍이를 먹었을 때 등 살면서 처음 접해보는 행동들에 대한 대처 방법과 행동 요령이었대요. 그리고 이어진 선배의 말은 실로 충격적이었어요.

"여길 '세상 끝'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 너도 앞으로 인간의 가장 추악한 밑바닥을 들여다보게 될 거야. 

그래도 이 일 할 수 있겠어?" (19p)

정신이 아찔했지만 아이에게 사주기로 한 장난감을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겠노라 답했다는 저자는 다음 날 아침, 출근하고 있냐는 선배의 문자를 받았고 다음과 같이 답장을 보냈다네요. "지금 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 (21p) 여기까지 블랙코미디였다면, 그다음 장면부터는 지옥 같았어요. 인간의 탈을 쓴 악마들, 그들을 교화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하는 교도관은 얼마나 고역일까요. 저자는 간혹 밖에서 범죄 피해자들과 만나고 나서 교도소에 돌아와 범죄 가해자들과 대화해야 할 때마다 가치관이 뒤틀리고 있음을 생생하게 느꼈다고 고백하네요. 책에 적힌 이야기들은 수많은 경험들 가운데 극히 일부분이겠지만 이것만으로도 현실 지옥을 본 것 같아서 꽤 충격을 받았어요. 따로 언급하기조차 꺼려지는 내용이라서 궁금한 분들을 직접 책으로 확인하시길.

교정 본부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교도관 4명 중 1명은 폭행, 협박에 시달려 정신질환의 고통을 겪는다고 하네요. 저자와 함께 힘든 수험 생활을 거쳐 나란히 교도관으로 합격한 친구가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는 부분에서 마음이 아팠어요. 서로 다른 지역에서 일하다 보니 전화로만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그 친구가 요즘 일이 버겁다고 말하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해요. 그토록 힘들었다는 걸 미처 몰랐던 거죠. 그때는 교도관이 된 것을 진심으로 후회했다고 해요. 원래 심리학 공부를 하고 전문 상담원 교육을 받은 것은 수용자들을 돕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고 이야기하네요. 

교도소가 비틀어진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바로잡는 교정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어요. 또한 력범죄를 저지르고 들어온 수용자들에게조차 사람의 온기를 전달해줘야 하는 것이 교도관의 역할이라는 저자의 사명감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다만 심적으로는 동의하기가 어렵네요. 인간의 선의(善意)를 기대하려면 인간이라야만 가능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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