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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미적분 -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미적분 수업
김성환 지음 / 오르트 / 2022년 1월
평점 :
《이상한 나라의 미적분》은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미적분 수업이에요.
아무리 친절하다고 해도 미적분 수업을 듣고 싶지 않은 사람을 억지로 듣게 할 방법은 없을 거예요.
다만 미적분의 세계가 아주 조금이라도 궁금한 사람이라면 머뭇거리지 말고 이 책을 펼쳐보세요. 이보다 더 쉬운 미적분 책이 또 있다면 모를까.
우선 제목에 끌렸어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의 수학자이자 작가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이 루이스 캐럴이라는 필명으로 쓴 판타지 동화잖아요.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의 초대를 받았듯이 우리도 미적분의 세계에 들어가 보는 거예요. 겁 먹지 말고 당당하게!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적분이라는 이상한 나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어요. 우리가 미적분을 이해 못하는 건 우리 탓이 아니라 미적분이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거죠. 상식과는 어긋나는 이야기들을 상식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니 꽉 막힐 수밖에요. 그러니 미적분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상상을 통해 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이제부터 상상의 막대기를 떠올릴 거예요. 상상의 막대기의 성질들은 굉장히 낯설고 이상한데, 해리포터의 마법 세계라고 여기면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상상의 막대기는 수의 막대기로 이어지고, 드디어 미적분의 주인공인 화살표를 만날 차례예요. 화살표는 위치의 개념은 없고 변화의 두 요소인 방향과 양만 가지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내용을 건너뛰면 길을 헤맬 수 있어요. 그래서 책은 처음부터 차근차근 쭉 읽어나가야 해요. 읽다 보면 상상 속에서 조금씩 길이 보일 거예요. 맨 처음 상상의 막대기의 이상한 성질 중에는 '바로 옆 위치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없다'라는 성질이 있어요.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죠? 여기에서 숫자의 마법이 등장해요. 숫자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하잖아요. 인간의 상상력을 통해 탄생한 숫자는 우리 머릿속에 존재하는 추상적 개념인데, 우리는 워낙 어릴 때부터 "1, 2, 3 ... "라고 숫자를 배우다보니 실재하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고 있어요. 숫자 3 옆에 어떤 숫자가 있지만 그걸 전부 말할 수 없는 건 3과 4 사이에 3.999999.... 무한대의 수가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상상의 막대기 위에 놓인 숫자 3이 숫자 7로 이동했다면 그 변화된 결과는 정확하게 말할 수 있어요.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유명한 철학자가 이런 명언을 남겼다고 해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42p)
저자는 그 말을 조금 바꿔서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상상해야 한다."라고 표현했어요.
미적분은 상상의 힘을 발휘하면 이해할 수 있어요. '미분'은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을 때 이 변화의 특정지점에서의 '순간 변화율'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작업이고, '적분'은 그 '순간 변화율'을 알고 있을 때 이 변화율로 인해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작업이에요. 따라서 '미적분'이란 두 대상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순간 변화율'을 통해 비교하며 설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여기서 순간 변화율은 우리가 상상으로 만들어 낸 개념이니까 상상을 통해 두 대상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거예요. 미적분이라는 이상한 세계를 현실 세계의 시간과 공간에 적용해보면 시간에 따라 변하는 위치와 속도, 가속도를 구하는 작업을 할 수 있어요. 우리 주변에 변화가 일어나는 대상이 엄청 많기 때문에 미적분은 그 변화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유용한 도구인 거죠. 결국 미적분의 정체는 이상하지만 꽤 멋진 것들을 해내는 능력자였음이 밝혀졌네요. 아참, 그동안 미적분에 대한 몹쓸 오해들은 이 책 덕분에 상당 부분 풀렸어요. 물론 여전히 알쏭달쏭한 부분이 남아 있지만 그건 앞으로 더 친해지면 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