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크리스마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3
쥬느비에브 브리작 지음, 조현실 옮김 / 열림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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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크리스마스는 어떤 날인가요.

문득 나만 빼고 다들 행복해보이는 순간이 있잖아요. 마치 성냥팔이 소녀가 된 것처럼 춥고 외로웠던 순간...

그러나 사람들은 아무도 자신이 성냥팔이 소녀의 처지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들뜬 분위기의 크리스마스가 당연한 듯 여기는 것 같아요.

세상에는 원래부터 당연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죠. 더군다나 남의 마음을 훤히 다 아는 듯 함부로 구는 사람들은 정말 딱 질색이에요. 대부분 오지랖이 넓은 사람들은 자신이 꽤나 착하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참견과 배려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모르는 거죠. 

프랑스는 한국과는 많이 다른 줄 알았어요. 자유를 중시하는 나라, 왠지 차별이나 편견도 적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마저도 제 편견이었네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주인공에게 너무 몰입했나봐요. 

주인공 누크는 한때 잘나가는 화가였는데 남편과 이혼한 뒤,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혼자 어린 아들 으제니오를 키우고 있어요.

앞서 오지랖 운운을 했던 건 누크의 친구 마르타 얘기였어요. 마르타가 어떤 인간인지는 책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데, 만약 나였다면 마르타와 5분도 같이 있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누크는 덤덤하게 마르타의 좋은 점은 '별것 아닌 일에 나처럼 상처받지 않는다는 것' (68p)이라고 이야기하네요. 마르타가 상처받지 않는 건 남의 말에 전혀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에요. 왜냐하면 마르타 본인이 더 심한 말을 제멋대로 떠들어대니, 늘 속상한 건 누크인 거죠.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 생각이니?"

내가 두려워하던 문장이 이제 막 우리 두 사람의 접시 사이에 내려앉았다.

"아무 계획 없어. 우리 둘뿐이야, 트리 하나하고."  (83p)


마르타가 그 말을 하는 바람에 누크는 부담이 됐던 거예요. 엄마와 아들은 크리스마스 전전날부터 뭘 해야 하나 고민했고 평소 같지 않은 시간들을 보내게 되었죠.

엄마로서 누크는 서툴고 부족한 면들이 있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만큼은 누구보다 강하다고 느껴져요. 그런데 참견쟁이 마르타는 엄마와 아들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 같아요. 엄마에게 아들이 혹인 것처럼, 아들에게는 엄마가 짐인 것처럼. 읽는 내내 속이 부글부글 화가 났어요. 겉으로는 친구를 위하는 척 하면서 결국에는 엄마로서의 자신감을 꺾어버리는 말만 골라서 하니까요. 누크가 어쩌다 이혼하게 된 건지 그 이유는 나와 있지 않지만 분명 마르타의 입이 가만 있지는 않았을 거예요. 불 난 집에 부채질하는 그 입.

더더욱 마음 아픈 건 어린 아들 으제니오가 거침없이 엄마 마음을 후벼파는 말들을 한다는 거예요. 아들아, 제발... 엄마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서 그러는 거야, 아님 모르는 척 하는 거야. 어쩔 수 없이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더 큰 상처를 받는 것 같아요. 엄마의 마음을 누가 알까요. 엄마의 크리스마스는... 울컥,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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