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 조선을 뒤흔든 예언서, <귀경잡록>이야기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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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괴담과 공포물을 즐기는 편이지만 좀비는 적응하기 힘든 것 같아요.

인간의 육신을 가졌으나 혼은 인간의 것이라 할 수 없는 괴물이라 단순히 공포 그 이상이 뭔가를 주는 묘한 존재예요.

왜 좀비에게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인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찾아냈어요.

두 편의 이야기는 조선 시대에 금서 처분을 받은 《귀경잡록》이라는 책에 뿌리를 두고 있어요. 박해로 작가님의 전작을 보면 《귀경잡록》을 중심으로 새로운 공포 판타지 세계가 구축되어 우리가 몰랐던 초자연적 존재들이 등장하고 있어요. 조선 선비 탁정암이 저술한 예언서 《귀경잡록》에서 조선이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을 '원린자'라고 예언하는데, 훗날 과학자들이 밝혀낸 원린자의 정체는 외계인과 같은 존재였다고 해요. 저자는 《귀경잡록》을 죽지 않는 불멸의 책이며, 실제로 존재했던 책이라고 강조하고 있어요. 

외계인과 UFO 의 존재를 믿는다면 《귀경잡록》의 실체 역시 허구일 수 없으니까요.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에는 백성들은 역병이 번져 열병을 앓고 피를 토하며 떼죽음을 맞게 되는데, 이후 역병보다 더 사악한 것들이 나타나게 돼요. 바로 존비일신, 줄여서 존비라고 부르는 괴물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좀비예요. 또한 건장한 남자들만 팟! 하는 뇌성과 함께 사라지는 일이 벌어져요. 이때 한 사나이가 화승총을 겨누는 모습을 발견하는데, 그 총을 맞는 순간 육신은 증발하고 공간이 왜곡되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돼요. 그러나 진짜 공포는 따로 있었으니, 그 진실을 알고 나니 섬뜩하면서도 측은하네요. 모든 사건은 그것을 의도한 자의 욕망이 숨겨져 있어요. 우리는 그저 희생자들을 보고 있었네요.

<암행어사>에서도 섭주의 현령인 이응수를 통해 《귀경잡록》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확인할 수 있어요.

무엇이 우리를 두렵게 하는가, 아니 무엇을 두려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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