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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처 : 글자 도둑 잡기 ㅣ 책 읽는 샤미 12
신은경 지음, 요모소 그림 / 이지북 / 2022년 1월
평점 :
제가 어릴 때는 텔레비전에 초능력자가 등장해서 놀라운 능력들을 보여줘서, 한동안 초능력의 세계에 푹 빠졌던 적이 있어요.
요즘 초능력자들은 전부 영화 속 슈퍼 영웅으로 등장하더라고요. 진짜건 아니건간에 초능력이 주는 환상은 놀랍고 짜릿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
<와처 : 글자 도둑 잡기>는 책 읽는 샤미 열두 번째 책이에요.
주인공은 초등학교 5학년 이영, 사람들의 생각이 글자로 보이는 초능력을 갖고 태어난 와처(Watcher)예요. 영이는 아빠가 물려주신 돌멩이 목걸이를 늘 하고 다녀요. 아빠는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을 떠나셨고, 영이는 엄마와 둘이 살고 있어요. 엄마는 와처에게 생각이 보이지 않는 블랙이에요. 항상 영이에게 초능력을 함부로 사용해서도 들켜서도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영이는 그만 자전거 경품에 혹해 퀴즈 대회에서 초능력을 사용하다가 코피를 흘리며 쓰러졌어요. 사실 자전거는 영이의 절친이자 유일한 친구 허민재에게 주려고 했던 거예요. 민재네 아빠는 낚시에 빠져서 민재에게 자전거를 안 사주시거든요.
신기한 건 퀴즈 대회에서 영이와 함께 마지막 남은 3인 중 하나였던 대학생 장현도가 영이네 학교에 교생 선생님으로 온 거예요. 여기서 또 깜짝 놀랄 사실은 장현도, 장 샘이 생각 글자를 지울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이레이저라는 거예요. 우와, 한 교실에 초능력자가 두 명이라니!
만약 영이처럼 와처가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무슨 일들을 해낼 수 있을까 엄청 기대를 했는데... 근데 아직 어린 영이에게 주변 사람들의 생각 글자를 보는 초능력은 행운보다는 불행에 가까운 것 같아요. 아예 몰랐다면 그냥 넘길 일인데, 사람들의 나쁜 생각을 고스란히 글자로 볼 수 있으니 얼마나 큰 상처일까요. 뻔뻔하게 생각과는 다른 말,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얼마나 실망하고 속상했을까요. 더군다나 너무 어린 탓에 자신의 초능력을 숨기지 못해 따돌림을 당했으니, 초능력 자체가 원망스러웠을 거예요.
다행히 민재한테는 초능력을 잘 숨겼는데, 그걸 들키는 바람에 곤란해졌어요. 아무리 가까운 친구 사이라고 해도 자신의 생각이 다 읽히는 건 너무 부담스럽잖아요. 아마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을 거예요. 비밀을 나누면 더 가까워질 줄 알았는데 도리어 멀어지는 원인이 되는 경우 말이에요. 그래서 사람 사이에는 적절한 거리가 필요한 것 같아요. 세상에 비밀이 존재하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죠.
뜻밖에도 장 샘이라는 새로운 초능력자의 등장으로 영이는 두근두근 가슴이 설렜어요. 장 샘이 반 아이들의 나쁜 생각 글자들을 싹싹 지워버려서 반 분위기가 정말 좋아졌거든요. 하지만 장 샘은 아이들이 꿈 발표를 하며 내뿜었던 찬란하고 아름다운 파란 글자들을... 음, 역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었어요.
과연 영이가 목격한 진실은 무엇이며, 영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세상을 구하는 건 초능력을 가진 슈퍼 영웅이지만 현실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영웅이 되곤 해요. 그들이 한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위대한 거예요. 안타까운 건 현실의 영웅들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누군가를 구했다는 거예요. 모두를 구할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작가님의 말처럼 공감 능력, 그리고 영이를 지켜준 사랑과 우정일 거라고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