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찾기 대소동 상상놀이터 15
안네마리 노르덴 지음, 원유미 그림,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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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에게 동생 안나는 너무 귀찮은 존재예요. 

오늘도 모래판에서 커다란 터널을 만드느라 집중하고 있는데 안나가 다가왔어요.

안나를 본 얀은 모래판을 독차지할 수 없을 것 같아 심술이 났고, 오빠를 도와주겠다는 안나에게 "꺼져!"라고 소리쳤어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얀은 안나에게 또 한 번, 저리 가라고 소리지르면서 밀쳤어요.

으악, 너무해!!!


<동생 찾기 대소동>은 안네마리 노르덴 작가님의 아주 특별한 동화책이에요.

어쩜 아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 본 듯이 정확하게 표현해낼 수 있는지, 정말 놀라운 것 같아요.

형제 자매가 있는 아이들이 싸우는 모습은 일상 다반사일 거예요. 문제는 울고불고 싸우는 상황에서 엄마가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무엇 때문에 싸우는지, 서로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엄마의 등장은 결코 해피엔딩일 수가 없거든요. 누구의 편을 들어도 기분 나쁘고, 똑같이 야단을 맞는 것도 유쾌한 일은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싸우고 있는 아이들을 본 엄마가 침묵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얀과 안나의 엄마는, "너희는 만날 그렇게 싸워야겠니?" (10p)라고 말했어요. 아마 많은 엄마들이 고개를 끄덕일 거예요. 대부분 이런 반응을 보일 테니까요.

속마음을 볼 수 있는 카메라가 있다면, 당연히 안나가 억울하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거예요. 안나는 오빠를 괴롭히거나 노는 걸 방해하려던 게 아니라 터널 만드는 것을 도와주고 싶었던 거라고 엄마에게 말했어요. 하지만 엄마는 안나의 말을 끊었고 이렇게 소리쳤어요.


"그만하고 좀 사이좋게 놀아. 엄마 신경 쓰게 하지 말고!" 

"난 안 싸웠어요. 나는 그냥 도와주려고 한 거예요."

"어서 나가 있어!"  (11p)


으아악!!!  안나 입장에서는 오빠 얀에 이어 엄마까지 2연타를 맞았네요. 속상한 안나는 눈물이 쏟아졌고 거실 소파에 엎드려 계속 울었어요.

제목에서 짐작했듯이, 동생 안나가 사라지면서 오빠 얀이 동생을 찾아다니는 이야기예요.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현실감 200% 때문에 몰입하게 된 것 같아요. 

얀이 동생 안나를 찾아 헤매다가 똑같이 길을 잃은 토비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 흘러가네요. 토비는 자신이 길을 잃었다는 건 아랑곳하지 않고 얀에게 자기를 '사람 찾는 도사'라고 소개하는 유쾌한 아이예요. 어찌보면 심각한 실종 사건인데, 토비의 등장으로 신나는 모험이 된 것 같아요. 물론 이 책을 처음부터 꼼꼼하게 읽은 친구라면 믿는 구석이 있어서 이야기를 즐길 수 있을 거예요. 얀이 동생 안나에게 심하게 굴었던 건 사실이지만 애타게 동생을 찾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동생을 사랑하는지 그 마음을 알 것 같아요. 동생이 싫거나 미운 건 아닌데 종종 귀찮다고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는 감정인 것 같아요. 얀을 통해서 동생과의 관계, 그 복잡한 마음 상태를 이해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엄마가 중재자 혹은 판사 역할을 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네요. 엄마는 안나가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을 이야기할 때 공감해주고 다독여줬어야 했어요. 잠시 멈춰서 기다려주는 일, 정말 어렵지만 꼭 해야 될 것 같아요. 어린 얀이 동생을 찾아다니는 모습이 어찌나 기특하고 대견하던지... 이래서 전화위복이라고 하나봐요. 사라진 안나, 동생 찾기 대소동은 가슴 철렁한, 현실에선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지만 그 덕분에 소중한 우애를 깨달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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