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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조지 오웰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2월
평점 :
미래는 이미 우리 눈앞에 와 있는데, 보이시나요?
그동안 수많은 디스토피아 소설과 영화가 있었지만 이 작품은 독보적인 것 같아요.
놀라운 건 점점 작품 속 미래가 현실로 그려지고 있다는 거예요. 단순히 허구와 상상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절묘하게 일치하는 점들이 많아요.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감시 체계를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어요. 세계 최다 폐쇄회로 CCTV 와 안면인식 기술이 사회주의 특유의 강력한 정부 통제와 결합하여 완벽한 '빅 브라더' 국가를 만들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요. 더 큰 문제는 안면인식 기술이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에 악용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중국 당국은 안면인식 기술의 편리함과 안전함을 줄곧 강조했지만 중국인들의 불안감은 조금씩 커지고 있어서, 실제로 안면인식을 당하지 않으려고 헬멧을 쓴 사람이 등장해 화제가 된 일도 있었어요.
사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에요. 비대면 사회가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개인의 정보가 부지불식간에 수집되고 있어요. 최근 금융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를 통한 뉴 사업 트렌드들이 급부상하면서 개인정보유출이라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어요. 만약 마이데이터 기업이 개인의 주문 내역 정보까지 끌어다가 분석하게 된다면 가명 처리를 한다 해도 소비자 개인의 사생활이 상당 부분 여과 없이 노출될 수 있어요. 마이데이터 시행으로 네이버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가진 빅테크 기업들이 소비자 금융 정보를 금융권과 공유한다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시민들이 마이데이터 사업의 존재와 그 위험성을 인지하기도 전에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섬뜩한 거죠. 정부는 마이데이터를 도입하면서 진정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고, 시민들 역시 관심을 갖고 법제화에 집중해야 할 때인 거죠.
『1984』는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를 통해 24시간 송수신이 가능한 '텔레스크린'에 감시당하는 삶을 보여주고 있어요. 어딜 가나 빅 브라더는 벽보에 붙어 있고, 방송에도 등장하지만 실제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어요. 보이지 않는 권력, 빅 브라더가 통치하기 전의 세계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전부 숙청당했고, 윈스턴 스미스도 이전 세계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으나 그것조차 정확한지 의심하고 있어요. 윈스턴 스미스는 현재 존재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의심하면서, 보이지 않는 빅 브라더의 존재는 의심할 수 없는 세계를 살아가고 있어요. 끊임없이 감시하고 떠드는 텔레스크린은 윈스턴 스미스가 스스로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아요. 개인의 삶을 통제하고, 그 정신마저 지배하려는 끔찍한 세계...
조지 오웰이 투병 중에 집필하여 생애 마지막으로 발표한 소설, 『1984』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어요. 너무 늦지 않게 깨닫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