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맑음, 때때로 흐림
마연희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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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맑음, 때때로 흐림>은 국내 최초 여행 컨설팅 회사 '휴트래블 앤 컨설팅' 대표이자 여행 칼럼니스트 마연희님의 책이에요.

우선 저자가 여행사를 차리게 된 마음에 감동했어요. 자신이 직접 발로 뛰며 만든 여행 루트로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대요.

사실 국내 여행사는 많지만 저자와 같은 맞춤형 여행을 제공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 힘든 걸 15년 동안 해왔다는 점이 대단한 것 같아요. 

이 책은 '아직 망하지 않은 여행사 대표의 좌충우돌 여행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요. 

여행 이야기라고 하면 대부분 직접 여행을 떠난 당사자의 경험담이었는데, 여행사 대표가 들려주는 내용은 색다른 것 같아요. 일단 여행사 대표로서 고충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손님 입장에서는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도 있지만 본인의 잘못을 여행사측에 떠넘기는 후안무치는 삼가해야 할 것 같아요. 여행을 떠난 뒤에 여권과 소지품 관리는 본인의 책임이라는 건 기본이죠. 여행 전날에 가족 여행 손님이 아이가 여권에 그림을 그려서, 밤늦게 방법을 찾느라 애가 탔다는 사연은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여권에 그림을 그리면 훼손이라 출국도 안 되고 입국도 안 되는데, 운 좋게 출국했더라도 그 나라에 입국할 때 발견되면 되돌아와야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네요. 인천 공항에 긴급 여권 발급 센터도 일회용 단수 여권이라, 이 단수 여권으로 입국할 수 없는 국가들이 있대요. 그때만 해도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단수 여권이 안 되고 하와이는 여권이 바뀌면 ESTA 비자를 다시 신청해야 해서 당일은 절대 안 되는데, 그 가족 여행 손님은 태국이라 가능했다네요. 여권은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할 것.

벌써 푸껫으로 떠났어야 할 신혼 여행 손님이 아직 출발하지 못한 채 대기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탑승해서 기내식까지 먹은 상황에서 비상구 쪽에 앉은 승객이 비상구 문의 손잡이를 당기는 바람에 이 난리가 났던 거예요. 비상구는 아무나 앉을 수 없고, 말 그대로 비상시에 승무원과 함께 승객의 탈출을 도와야 하기 때문에 수속할 때 항공사 직원이 승객에게 직접 안내를 하고 동의를 받는데, 그 승객이 비상구 문을 열었던 거죠. 항공기 비상문은 일회용이라 열린 비상문을 교체하거나 다른 비행편을 변경해야 한대요. 일단 열렸던 비상문을 용접으로 막고 출발하기로 결정되었는데, 항공기 규정상 막힌 쪽 비상구 근처에는 승객이 앉을 수 없어서 원래 탑승 인원의 1/3인 70명만 출발한다는 사실을 알고, 항공상 직원에게 강력히 엔도스 요청을 하여 탑승할 수 있었대요. 엔도스는 항공편이 부득이한 상황으로 출발이 불가할 경우 다른 항공사로 바꿔 주는 것인데, 엔도스를 할 경우 타 항공사에 티켓 금액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항공사가 꺼리는 일이라고 하네요. 역시 아는 것이 힘, 똑똑한 대표님 덕분에 무사히 신혼 여행을 떠났다는 해피엔딩 사연이에요. 그때 비상구를 열었던 호기심 많은 승객에게 항공사는 비행기 수리비와 지연 배상금 1억 원을 청구했다고 하네요. 그러니 비상구는 절대로 열지 말 것.

여행 일정 동안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스케줄을 짜고, 꼼꼼하게 현지 상황을 확인하는 대표님의 정성과 노력에 감탄했어요. 역시나 휴트래블을 이용했던 신혼 여행 손님이 아이를 낳은 뒤에 가족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네요. 그만큼 좋았다는 증거겠죠.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딱 한 번 여행사 차린 걸 후회했지만 아직도 여행이 좋고 설렌다니, 진짜 대단한 여행사 대표님이네요. 아직 먹구름이 잔뜩이지만 곧 맑아질 그날을 기다리며, 저도 휴트래블에 여행 컨설팅을 맡기고 싶네요.


# 2021년 10월

나도 백신을 맞았다. 드디어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된 거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저 김OO입니다. 기억하시죠? 

내년 구정 연휴에 가족여행을 가려고 하는데요."

1년 10개월 만에 여행 문의 전화가 왔다. 눈물이 왈칵.  

목이 메어서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1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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