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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의 인사 ㅣ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8
김서령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1월
평점 :
<수정의 인사>는 김서령 작가님의 소설이에요.
원래 이 소설은 수오서재에서 발간한 테마소설집 <당신의 떡볶이로부터>에 실렸던 단편「어느 떡볶이 청년의 순정에 대하여」에서 출발했다고 해요.
에휴, 제목만 봤을 때는 몰랐던 사건의 전말을 알고 나니 깊은 한숨이 나오네요. 뉴스 사회면에 실린 사건을 바라볼 때와 그 사건의 당사자 시점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는 건 너무나 다른 것 같아요.
예전에 <82년생 김지영>라는 책 사진을 SNS에 올린 여자 연예인에게 악플을 달고, 영화로 제작되었을 때는 주연 배우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걸 보면서 충격을 받았어요. 마치 공격하는 이들이 주류인 것처럼 젠더 갈등으로 몰아가는 언론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그 책을 읽고 영화를 봤을 때 보편적인 감정으로 반응했을 거예요. 평범한 사람들의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라고 여겼는데 자꾸만 딴지를 거는 이들 때문에 발목이 잡힌 꼴이에요.
이 소설의 주인공 한수정은 스물아홉 살, 한주은행 연정시장지점의 대리예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보내던 그녀에게 김철규는 그저 매일 같이 은행을 찾는 손님 중 하나였을 뿐이에요. 당연히 손님을 응대하는 매뉴얼대로 친절하게 대한 것인데 그는 자신에 대한 호감이라고 착각했던 거예요. 착각은 자유니까 얼마든지 그럴 수 있어요. 그러나 자신의 착각을 진실인 양 여기며 상대에게 겁박하는 건 개인의 자유를 넘어서는 잘못된 행동이에요. 떡볶이 청년의 순정이라니, 기가 막혀서... 다시 숨을 고르게 되네요.
이 소설은 작가의 말처럼 젠더 갈등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명백한 범죄 사건에 대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갈등을 보여주고 있어요.
수정 씨가 들려주는 그때의 이야기들이 너무 마음 아프고, 괴롭고 화가 나서 책을 덮은 뒤에도 힘들었네요. 부디 잘 가라고 마지막 인사를 마음으로 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