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아픔 나의 슬픔 - 누구나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연시리즈 에세이 6
양성관 지음 / 행복우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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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남모를 아픔이 있어요.

<너의 아픔 나의 슬픔>은 가정의학과 의사 선생님의 에세이예요.

이 책은 의사를 위해 살아온 20년의 삶을 되돌아보며 쓴 이야기들이라고 해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거나 주치의라고 여길만큼 가까운 의사가 있다면 좋겠지만 마치 의사와 거리두기를 실천해온 사람마냥 친한 의사가 전혀 없어요.

그저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며 마주하는 의사가 전부라서 제가 의사에게 갖고 있는 생각은 진료 경험에 근거했다고 볼 수 있어요.

아픈 환자 입장이 되면 한없이 약자가 되어 의사 앞에서 쭈그러들 수밖에 없는데, 한 번도 친절한 설명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차갑고 기계적이라는 인상이 너무 강하게 박혀 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의사가 쓴 에세이를 읽고 약간의 심경 변화가 생겼어요. 의사도 인간이구나...

이 책 역시 의사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겪은 고충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의대 시절부터 응급실과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기까지, 의사이자 직장인으로 산다는 게 만만치 않구나 느끼는 대목들이 많았어요. 

 '한의사 봉침 9억 소송 사건'은 한의사의 봉침을 맞은 환자가 심정지가 오자, 같은 건물에 있는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의사는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아나필락시스 치료제인 에피네프린을 투여했어요. 119가 올 때까지 의사는 계속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병원에 옮겨진 환자는 며칠 뒤 사망했고, 유족 측 변호사는 봉침을 놓은 한의사와 응급조치를 한 의사를 같이 묶어 9억 원의 손해 배상 청구를 했어요. 2020년 2월 19일 1심 재판부는 한의사는 4.7억을 배상하되, 의사는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 내렸으나, 이에 만족하지 못한 유족 측 변호사는 들어갔어요.

이 사건 때문에 의사들 사이에 긴 토론이 이어졌고 어렵사리 찾아낸 꼼수가  "비행기를 탈 때 절대로 직업란에 의사라고 쓰지 말 것, 그래도 모르니 일단 비행기를 타기 전에 무조건 술을 마실 것.  그래야 의사임이 밝혀져도 술에 취해 진료가 어렵다며 응급 진료를 거부할 것." (131p)이라는 거예요. 

심정지 환자를 구하기 위해 응급처치를 했던 의사에게 고마워하기는커녕 소송을 걸어 범죄자 취급을 한 봉침 환자의 유가족 때문에 의사들은 과도하게 자기방어기제를 작동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는 게 너무나 씁쓸했어요.  

어찌됐건 저자의 솔직한 의사 생활기를 보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 속 의사는 현실에 없다는 것, 그럼에도 훌륭한 의사 선생님들이 묵묵히 일하고 계시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꼈어요.  무엇보다도 환자와 의사 사이, 갈수록 멀어지는 그 간격이 이 책을 통해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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