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의 움직이는 찻집
레베카 레이즌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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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떠나기 전이 가장 즐겁고, 사랑은 시작할 때가 가장 뜨거운 것 같아요.

<로지의 움직이는 찻집>은 마법 같은 이야기예요.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을 들려주지만 신기하게도 마음이 말랑말랑해져요.

그건 전부 로지 덕분이에요. 주인공 로지는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어요. 그러나 남편이 만취한 채 인터넷 결제한 캠핑카 포피를 만나면서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게 돼요. 영국 런던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셰프였던 로지는 캠핑카 포피 덕분에 '로지의 움직이는 찻집' 주인이 되었어요. 푸드 트럭처럼 옛날식 힐링 푸드와 직접 블렌딩한 차를 찻주전자에 담아 팔면서 영국 각지를 여행하게 된 로지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삶을 경험하게 돼요.  굉장히 낭만적인 캠핑카 여행 같지만 로지가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남편에게 여자가 생겼기 때문이에요. 이건 뭐, 부부의 세계 셰프편이라고 해야 될 것 같네요. "사랑한 게 죄는 아니잖아!"라는 뻔뻔한 멘트를 날리던 그 놈처럼, 로지의 남편도 최악이에요. 남편의 여자도 요리사라서, 로지 빼곤 요식업계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으면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도 충격이고, 남편과 헤어지자마자 그 여자의 페이스북에 줄줄이 축하 댓글이 달렸다는 게 너무 끔찍한 것 같아요. 로지도 알고 지낸 지인들인데 어떻게 그 커플의 앞날을 축복할 수 있는 건지, 마치 로지라는 존재는 삭제된 것처럼 투명인간인 것처럼 구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앞에서 로지가 캠핑카 포피를 만났다고 표현한 건 진짜예요. 포피가 없었더라면 과감하게 떠나지 못했을 거예요. 비록 캠핑카지만 포피에게 말을 거는 로지를 보면서 못된 인간들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드네요.  포피와 함께 하는 여행은 상처 입은 로지의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이었어요. 남편의 배신은 너무나 괴로운 고통이지만 피할 수 없는 불행이었고, 로지의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였어요. 누구나 돌아보면 불행은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그로부터 배우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인생에서 뼈아픈 경험이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우리의 현실은 동화처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지 않지만 로지의 움직이는 찻집은 따스한 차 한 잔의 온기처럼 행복한 여운을 남기네요. 살아 있는 한 우리는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말해주는 듯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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