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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 글쓰기 수업 -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
잭 하트 지음, 정세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1월
평점 :
근래 뉴스 기사를 보면 황당해서 헛웃음이 날 때가 있어요.
과연 이 기사가 전문 언론인, 현직 기자가 쓴 글이 맞나 싶어서요. 글을 잘 쓰지는 못해도 글의 수준을 파악할 능력까지 없는 건 아니라서 많이 아쉬웠던 것 같아요.
마침 제가 좋아하는 장강명 작가님이 "이 책을 현직 기자들이 꼭 읽어줬으면 좋겠다"라며 강력 추천하셔서 읽게 되었어요.
<퓰리처 글쓰기 수업>은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에요.
저자 잭 하트는 퓰리처상 심사위원이자 17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잡지 『오레고니언』에서 25년간 편집장을 맡았고, 글쓰기 코치로 일해온, 명실공히 내러티브 논픽션 분야의 최고 권위자라고 해요. 이 책은 초판 이후 10년 동안 내러티브 논픽션의 변화들을 아우르고자 새 예문이 많이 추가되었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원칙을 유지했다고 하네요. 특히 편집자의 관점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일반 글쓰기책과는 차별화된다고 볼 수 있어요. 저자는 어떤 글이든지 편집자의 손을 거친 뒤에 스토리텔링 완성도가 높아지는 경우를 숱하게 봐 왔으며 글쓰기 코치이자 편집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이 책에 고스란히 녹여냈다고 이야기하네요.
이야기가 갖춰야 할 이론적 원칙과 그것을 실전에 적용하는 방법을 스토리, 구조, 시점, 목소리와 스타일, 캐릭터, 장면, 액션, 대화, 주제, 취재로 나뉘어 적절한 예문을 통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어요. 퓰리처상을 수상한 논픽션 작가인 리처드 로즈는 "독자에게 다가가는 가장 중요한 힘은 틀을 짜는 능력에서 나온다."라고 말했어요. 틀을 짜는 능력이란 이야기의 구조를 시작적으로 그려보는 과정이며, 글의 설계도라고 볼 수 있어요. 설계도가 좋으면 글을 편하게 쓸 수 있고, 다듬기에 치중하느라 헛된 시간을 보낼 염려도 없어요. 서론-본론-결론 구성을 갖추면 뉴스 보도, 논문, 글쓰기 지침서 정도는 충분히 쓸 수 있지만 스토리의 기초가 되는 틀은 다르다고 해요. 논픽션에서 내러티브 포물선은 실제 일어난 사건을 시간 순으로 그리고 있어요. 픽션도 동일한 원칙을 따르지만 허구의 현실을 그려낸다는 점이 다른 거예요. 논픽션이든 픽션이든 이야기를 일어난 순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기 때문에 스토리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할 수 있어요. 훌륭한 논픽션 기사의 핵심은 스토리 구조는 부족할 수 있지만 극적인 실화가 가진 힘으로 독자를 붙잡아둔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처음 내러티브를 잡을 때 냉철하게 소재를 바라보며 어떤 종류의 내러티브를 쓸 것인지, 어떤 도구가 필요한지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요. 무엇보다도 글을 쓸 때 윤리적 책임에 대한 부분은 논픽션 작가가 갖춰야 할 기본인 것 같아요. 저자는 "스토리텔링은 리얼리티와 도덕성을 최선을 다해 지킬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라고 강조했어요. 논픽션 내러티브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근본적이고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어요. 논픽션 작가들이 "윤리적으로 취재를 하고 글을 써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진실의 힘에 있다." (449p) 라는 마지막 문장이 감동적으로 와닿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