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연 일기 : 데번우드의 비밀
조 브라운 지음, 정은석 옮김 / 블랙피쉬 / 2021년 11월
평점 :
<자연 일기>는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순간들을 그림으로 담아낸 책이에요.
우와, 책을 펼치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자연세밀화로 채워진 관찰 일지였어요.
저자 조 브라운은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자신의 집 정원과 주변 숲에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들을 관찰한 내용을 시간 순으로 기록했다고 해요.
책 내용이 노트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아서 더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자연 그림과 간략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어서 눈으로 즐기는 자연관찰책 같아요.
첫 장은 2018년 4월 20일 금요일 날씨 맑음, 에퀴세툼 텔마테이아가 그려져 있어요. 옥수수 줄기 같이 길쭉하고 꼭대기에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겼어요. 5억 년 이상 전 아주 오래된 고생대 숲에 살던 속새강 식물의 살아 있는 표본이라서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린대요.
식물뿐만이 아니라 곤충과 새 등 자연 속 생물 89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니그마 푸엘라는 크기가 2.5 밀리미터, 나무와 덤불의 잎에서 볼 수 있는 절지동물이라 발견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 같아요. 유사종이 없고 영국에서는 드물다는데, 작가의 집 정원에 서식하고 있다니 신기한 것 같아요. 수컷은 모두 빨간색이고 암컷은 몸통에 붉은색 심장 모양 무늬가 있어요. 제 눈에는 그냥 빨간 거미로 보이네요. 블랙 위도우라는 미국산 독거미와 모습이 흡사한 것 같아요. 블랙위도우, 검은과부거미는 몸통에 붉은색 모래시계 무늬가 특징이며 강한 맹독을 가지고 있지만 워낙 크기가 작아서 치사율은 낮은 편이라고 해요. 니그마 푸엘라는 더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지 않아서 독거미인지는 알 수 없네요.
숲에 습지가 많은지 버섯 종류가 꽤 다양한 것 같아요. 버섯은 충분히 여유를 갖고 관찰하기가 수월하지만 새들은 어떻게 관찰했는지 궁금해요. 괴상한 모양의 버섯이나 곤충, 거미들은 외계생명체처럼 낯설어서 흥미롭고, 새들은 작고 예쁜 생김새가 매력적이에요.
처음에 만난 에퀴세툼 텔마테이아부터 울렉스 에우로파이우스, 루나리아 아누아, 라미움 갈레오브돌론, 오르키스 마스쿨라, 아피온 프로멘타리움, 아르메리아 마리티마, 메가부누스 디아데마, 디기탈리스 푸르푸레아, 라말리나 파스티기아타 등등 학명이 거의 외계어 수준이라서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이 책의 마지막 장은 2020년 5월 24일 일요일, 이름 미정으로 표본은 거미의 기생균으로 보이지만 다른 종과의 관계를 평가하기 위해 DNA를 연구하고 있다네요. 연구가 완료되면 이름과 함께 설명이 추가될 수 있겠네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다음 장을 넘기면 여백의 노트가 있어서 직접 관찰한 자연을 기록할 수 있어요.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책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자연관찰의 즐거움을 알려줄 수 있어서 유익한 자연책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