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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평점 :
<캑터스>는 까칠한 선인장에 피어난 꽃처럼 뜻밖의 감동을 주는 소설이에요.
주인공 수잔은 마흔다섯 살의 싱글여성이에요. 특별할 것 없는 일상과 단조로운 직장생활에서 유일한 즐거움은 선인장뿐이에요.
세상에나, 애정을 둘 대상이 선인장이라니!
어느날 갑자기 엄마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되면서 수잔의 삶에는 일렁일렁 물결이 일기 시작했어요.
마치 온갖 골치 아픈 일들이 꽁꽁 숨어 있다가 깜짝 이벤트처럼 일제히 튀어나오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엄마의 죽음은 신호탄 같았어요.
껄끄러운 동생 에드워드와 엄마의 유언장을 놓고 대립하게 되고, 자신의 몸 안에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녀가 왜 사람들과의 깊은 관계를 피하며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게 되었는지, 그녀의 가족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어요.
가족이란 가깝고도 먼, 마치 선인장 같은 관계로 살아가는 경우가 있어요.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다가가면 뾰족한 가시로 찔러버리고 마는 선인장.
처음엔 수잔의 입장에서 그들을 허울뿐인 가족으로 의심했는데, 진실은 많은 것들을 숨기고 있었네요. 어린 나이에 가족 안에서 너무 큰 상처를 받게 되면 관계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어른이 되어도 그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 것 같아요.
수잔은 마흔다섯 살이 되기까지 혼자서 자신의 삶을 버텨낸 인물이에요. 그냥 혼자여도 괜찮다고 위로하며 살았던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러나 엄마의 죽음과 임신이라는 큰 사건을 겪으면서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진실을 모르기 때문에 오해하고 다투고 미워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서로 마음을 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럼에도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깨닫게 해주네요. 진정한 가족이 된다는 건 선인장을 가꾸듯이 정성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걸.
어찌보면 선인장을 사랑하듯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지혜가 아닐까 싶어요. 또한 마흔다섯 살은 '나'를 사랑하기에 딱 좋은 나이인 것 같아요.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쳐 불안정한 이십대를 지나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삼십대를 넘어 사십대까지, 수잔을 통해 중년의 성장기를 본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