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 - 92년생 애매한 인간, 4년 직장생활을 접고 카페사장 4년차입니다
애매한 인간 지음 / 지베르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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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는 자칭 '92년생 애매한 인간'의 카페 창업기예요.

나름 평범하게 공부하고 회사를 다니는 평범한 인생을 살 줄 알았던 저자는 덜컥 퇴사를 한 뒤 무작정 나고 자란 진주에서 카페를 열었어요.

상권이라고는 없는 마을 '읍' 골목에 자리한 여덟 평짜리 작은 카페는 근근히 버티기를 하며 3년차를 넘겼고, 이 책은 애매한 인간이 운영한 카페의 변화를 기록하고 있어요.

제목이 좀 특이하다 싶었는데, 카페에 때수건이 있는 것처럼 애매하지만 뭐, 애매한 것도 괜찮을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있어요.

사실 '애매하다'는 단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 '애매하다'가 정겹게 느껴지네요. 

어쩌면 스스로 애매하다고 말할 수 있는 저자야말로 가장 솔직한 게 아닌가 싶어요. 늘 모든 게 확실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도 우리는 그 확실함이라는 굴레에 갇혀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저자가 운영하는 카페의 일상은 손님들을 환하게 맞이하고, 커피를 내리고 손님들이 어색함 없이 공간에 잘 어우러지는지 살피는 일이에요. 겉보기엔 은은한 커피향과 귀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음악까지, 여유로움 그 자체인데 실상은 생계의 치열함이 있어요. 한 명의 손님이 지불하는 음료 한 잔 값이 생활비가 되는 순간 절박해지면서 운영하는 곳이 아닌 버텨야 하는 곳이 된다고. 하지만 버티고 있다고 해서 카페에서의 일이 불행하거나 우울하거나 지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자는 구독자가 보낸 메일에서 잘 버티고 계시냐는 물음에 다음과 같이 답해주고 있어요.


"저도 다를 바 없이 '버티고' 있습니다.

다만, 처절하고도 행복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이 삶이 고달파 보여도 절망만이 있는 '버팀'은 아닐 것입니다.

행복한 '버팀'일 것이라 믿습니다."   (66p)


월 매출이 얼마라고 자랑하며 성공비결을 알려주는 카페 사장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배운 것이 있어요.

애매한 카페 사장님의 우당탕탕 창업기야말로 진짜 자영업자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어요. 동네 카페가 일 년을 넘기기 쉽지 않은데, 저자는 3년을 버텨내고 있으니 잘 해내고 있는 거예요. 자잘한 실수와 자괴감, 열등감까지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애매한 존재인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어요. '애매하다'는 표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애매한 인간'임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모습은 멋진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애매한 사람에겐 항상 응원해주는 가족과 친구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는 것, 그 버틸 수 있는 힘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애매함의 정체성, 결국 '나'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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