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의 아이
시게마쓰 기요시 지음, 권일영 옮김 / 크로스로드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지난달 서초구 한 회사의 사무실에서 생수를 마신 직원들이 쓰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어요. 원인은 독극물로 밝혀졌어요.

피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같은 회사 직원이었고, 사건 발생 다음날 자택에서 약물 중독으로 숨진 채 발견됐어요. 모두 동일한 독극물이었어요. 회사와 관련된 업체 사업자등록증을 이용해 연구용 시약 전문 온라인 쇼핑몰에서 범행에 사용된 독극물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어요. 그러나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어요. 

뉴스에서 사건을 접하면서 의문이 들었어요. 정작 알아야 할 건 밝혀진 게 하나도 없는데 몰라도 될 정보들은 무엇때문에 누구를 위해 공개된 걸까요.

독극물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그 위험한 독극물 이름과 구입한 경로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는 건...

도대체 범인은 어떤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걸까요.


<목요일의 아이>는 중학교에서 벌어진 독살 사건을 다룬 이야기예요.

7년 전 여름, 아사히가오카 중학교에서 한 소년이 급식으로 나온 채소 스프에 독극물을 넣어 같은 반 학생 중 아홉 명이 사망하고 스물한 명이 입원했어요. 

서른한 명 학생 가운데 그 소년 혼자만 무사했어요. 체포된 소년은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소년원에 수감되었어요. 이 사건이 '목요일의 아이'로 불리게 된 건, 사건이 일어난 7월 1일 점심시간을 앞둔 시각에 중학교 앞으로 온 편지 한 통에 적힌 내용때문이었어요.


이제 곧 많은 학생이 죽을 겁니다. 모두 목요일의 아이입니다.  (9p)


그로부터 7년 뒤, 시미즈는 가나에와 결혼하면서 아사히가오카의 단독주택으로 이사왔는데, 공교롭게도 그 집은 독극물 사건으로 죽은 여학생이 살던 곳이었어요.

평생 독신으로 살 줄 알았던 시미즈는 결혼과 동시에 중학교 2학년 아들 하루히코가 생겼고, 아내와 아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그런데 새롭게 결혼 생활을 시작한 아사히카오키에서 불길한 사건들이 잇따라 벌어졌어요. 너무나 걱정되는 건 7년 전 독살 사건의 범인과 아들 하루히코가 닮았다는 소문이었어요. 그리고 시미즈는 자신을 찾아온 사와이에게 그간의 고민을 털어놓았어요. 사와이는 7년 전 사건을 취재했던 기자였어요. 그가 여전히 '목요일의 아이'에 매달리는 건 결정적인 의문을 풀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소년은 왜 사건을 일으켰을까요, 왜 같은 반 학생 모두를 노렸을까요, 왜 그 가운데 아홉 명은 목숨을 잃어야 했을까요... 아무도 우에다 유타로가 범행을 저지른 동기를 모르고 있어요. 


독신으로 살던 시미즈가 의붓아들이 생기면서 아버지로서의 고민을 하는 장면들이 꽤 공감이 갔어요. 그는 하루히코의 14년 인생에 이제 막 들어온 입장이라서 거리감을 느끼고 있지만 열네 살, 중학교 2학년생은 친부모에게도 먼 존재예요. 가족은 가깝고도 먼, 알다가도 모를 그런 관계인 것 같아요. 화목하고 단란한 가족들조차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 거죠. 쇼윈도우 세상, 그러니 진실은 어둠 속에 있을 때가 더 많아요.

사람들은 범죄 사건을 보면서 범인이 누구냐에 관심을 두는데, 정말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범죄의 진실은 범인의 내면에서 찾아야 해요. 그 험난한 과정을 <목요일의 아이>가 보여주고 있네요. 세상의 끝, 결코 보고 싶지 않은 진실을 보고야 말았네요.


"이게 세계야."

"이게, 어둠이야."

"어둠의 깊이를 알게 된 순간 세계는 끝날 거야."  (3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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