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나인 게 싫을 때 읽는 책 - 우울과 불안이 마음을 두드릴 때 꺼내보는 단단한 위로
이두형 지음 / 아몬드 / 2021년 10월
평점 :
비가 한바탕 쏟아지고 난 다음이라 하늘 한 켠에는 먹구름이 깔려 있어요.
바람이 불면서 먹구름은 저 멀리 밀려가고 조금씩 하얀 구름이 보이네요. 이제 점점 화창해지겠죠.
마음은 늘 날씨처럼 수시로 변하곤 해요. 어쨌든 날씨는 일기예보가 있으니 비 올 확률이 높으면 우산을 준비하면 되는데 마음은 왜 안 되는 걸까요.
<내가 나인 게 싫을 때 읽는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두형의 마음 처방전이라고 해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다는 환자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선생님, 도대체 인생의 답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왜 살아야 할까요?" (54p)라는 질문이었대요.
정말 힘든 순간이 아니어도 누구나 한번쯤 해본 질문일 거예요. 저자는 이렇게 답해줬대요.
"... '그 답을 고민하는 것이 지금의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함께 짚어보면 어떨까 해요." (55p)
우리는 힘들수록 답을 내리려는 경향이 있어요. 아마도 주입식 교육 탓이 아닐까 싶어요. 모든 문제에는 반드시 답이 있으니, 그 답을 찾아라!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이나 시험 문제는 정답과 오답이 확실하지만 인생에는 답을 내릴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그럼에도 자꾸 답을 내리려고 몰두하다 보니 그 답을 찾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아요. 심한 경우는 답을 못 찾는 스스로를 비난하게 되는 거예요.
저자는 환자에게 솔직하게 답을 알려주지는 못한다고 말한 뒤 답을 내리고 싶은 마음과 답이 내려지지 않아 불편한 마음과 친해지는 연습을 해보라는 제안을 했어요. 정답을 모른 채로 그냥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하루를 살아보라고요.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중간에 메모처럼 적힌 문장과 여백이었어요. 무심코 들었던 "괜찮아."라는 말에 눈물이 울컥했던 것처럼, 어느 문장은 위로가 되었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게 해줬어요. 노트마냥 줄이 그어진 여백, 거기에 뭘 적지 않아도 나를 위해 남겨둔 것 같아서 좋았어요. 당장 답을 찾지 못해도 왠지 괜찮아질 거라는 느낌이 들어서 안심이 됐어요. 안 좋은 기분이 들 때, 나쁜 생각으로 가득 찰 때, 내가 나인 게 싫어지는 그 순간에 꼭 기억해야 할 건 우리가 원하는 정상적인 마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혹여나 죽음을 마음 속에 떠올렸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다고,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마음이라고 토닥여주고 있어요.
책 속 문장들만 따로 모아서 매일 하나씩 꺼내보고 싶어요. '그냥 살아가기'의 기술을 잊지 않으려고요. 애써 참거나 노력하지 않고 그냥 살아도 된다고요.
삶이 괜찮은지 확인하지 않고
그냥 살기
◆
행복에 닿으려고 애쓰지만 계속 실패한다면 (115p)
어떤 설명도
나라는 우주를 담아내지 못한다
◆
심리학 지식을 접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 (135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