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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은 사양하겠습니다 -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해줄 말이 없습니다
홍지원 지음 / 센세이션 / 2021년 10월
평점 :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은 사양하겠습니다>는 홍지원 작가의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다른 사람들을 평가한다면 그들을 사랑할 시간이 없다."라는 마더 테레사의 말처럼 그 누구에게도 평가받기를 사양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어설픈 위로 대신에 "나는 이랬어."라고 덤덤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나이도 있는데 결혼은 왜 안 했어요?"
어느 날, 면접을 보러 갔다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은 기억이 난다
그저 일하고 싶을 뿐인데, 정말 필요한 질문이었을까.
... 가끔 사람들은 무례한 질문을 요구한다.
가족이나 친구는 괜찮지만,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무턱대고 개인적인 것을 물어보면 묵비권을 행사하고 싶어진다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말을 해줄 수가 없는데요."
암묵적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50-51p)
생판 모르는 타인의 무례함을 어디까지 봐줘야 하는 걸까요. 아마 다들 이런 불쾌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저도 정말 오래 전에 겪은 일인데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왜 그때 맞받아치지 못했나, 너무 당황해서 제대로 화내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속상했습니다.
만약 이런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면, "왜 과거에 얽매이냐? 그냥 툭툭 털어내."라는 식의 조언을 들을 것 같아서 아예 입밖에 꺼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 책을 읽다가 그때의 마음이 떠올랐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정을 타인이 왈가왈부하도록 놔두지 말았어야 해... 어쩔 수 없이 맞닥뜨렸던 과거의 기억들이 나를 괴롭히게 둬서는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첩에서 마음에 들지 않은 사진을 바로 지우는 것처럼
마음에 있는 깊은 자국을 바로 비워냈으면 좋겠다.
... 단순한 삶은 안 쓰는 짐을 버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는 짐을 비울 때 비로소 간단해진다." (85p)
인생은 혼자 살 수 없기에, 만나고 헤어지며 수많은 인연을 맺으며 살고 있습니다.
연애와 사랑은 상대방의 마음과 맞닿은 문제라서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러니 헤어짐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아파할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기를 잘 보내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도, 인생도 어려운 숙제라서 제대로 풀어내려면 시간도 걸리고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야 한다는 것만큼은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 이 책은 각자의 마음 안에서 버텨낼 힘을 찾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