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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입원했습니다 - 요절복통 비혼 여성 수술일기
다드래기 지음 / 창비 / 2021년 9월
평점 :
<혼자 입원했습니다>는 만화가 다드래기님의 작품이에요.
근래에 다양한 인기 웹툰들이 단행본으로 출간되고 있어서 반갑네요. 이 책 역시 2020년 웹툰 플랫폼 딜리헙에서 「얼렁뚱땅 병상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작품을 수정, 보완하여 새로운 제목으로 선보인 단행본이에요. 추억의 만화방 세대라서 그런지 웹툰보다는 종이책이 더 끌리네요. 그래서 요즘 만화책 보는 재미가 솔솔해요.
주인공 조기순은 서른둘 비혼여성이에요. 콜센터 상담사로 일하고 있고, 일 년 가량 만성 변비로 고생 중이에요.
큰맘 먹고 병원 검진을 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난소내막종 진단을 받고 암 병동에 입원하게 돼요. 혼자 입원하여 수술받고 퇴원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이에요. 아프기 전까지는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병원에서 겪게 되는 일들은 몰랐던 차별과 편견을 마주하게 하네요. 아픈 것도 서러운데, 홀로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해야 하는 1인가구 비혼 여성의 투병기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네요.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진짜 반전은 눈물 나는 유쾌함인 것 같아요.
사람이 갑자기 아프면 우울해지기 마련인데, 주인공 조기순은 꿋꿋하게 잘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사실 병원에서 진료, 검사를 받거나 수술받는다는 것이 단순히 심리적인 문제보다도 더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요. 비용이 한두 푼이 아니라는 것. 경제적인 부담도 크기 때문에 한 개인에게는 위기로 다가올 수도 있어요. 병가를 내는 일도 상사의 눈치가 보이고, 입원기간이 길어지면 직장을 잃을 수도 있고... 다시 건강을 회복하여 재입사하는 일도 쉬운 게 아니니까요. 더군다나 여성의 질병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 때문에 이상한 오해를 받는 것도 괴로운 일이에요.
병원이라는 공간은 결코 즐거울 수 없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다드래기님은 모든 캐릭터들을 동물로 묘사하여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요.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들이 한순간에 동화 같은 세상으로 변신한 것 같아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주인공 조기순은 기니피그로 등장하거든요. 성질이 못된 상사를 견(犬)차장으로 그려낸 건 압권이에요. 어찌됐든 우리가 아는 일상의 모습인데도 동물 캐릭터 덕분에 감정적으로 휩쓸리지 않으면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부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1인가구 비혼여성으로서의 고민과 현실이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 것 같아요. 이것은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