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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에 물들다 - 세상 서쪽 끝으로의 여행
박영진 지음 / 일파소 / 2021년 9월
평점 :
고흐가 빛나는 별을 바라보며
미래를 꿈꿨던 것처럼,
이 한 권의 책이
당신의 여행의 길을 비춰주길...
여행은 아름답고
당신은 더 아름답습니다.
- 저자 박영진
여행에 진심인 사람인 것 같아요. 스스로 감동하지 않았다면 이 책을 쓸 수 없었겠단 생각이 드네요.
포르투갈 곳곳을 6개월간 여행했다는 저자는 미래의 여행자들을 위하여 아낌없이 여행 정보를 나누고, 인문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유럽 여행을 계획하면서 포르투갈을 고려하지 않았던 사람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이 바뀔 것 같은, 그럴 정도로 포르투갈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내용이에요.
마치 소설처럼 여행자의 시선으로 들려주는 이야기가 꽤 재미있어요. 아직 떠나지 않은 여행자에게 '여행'이란 꿈이자 소설 같은 느낌이거든요.
이탈리아 제노바 출신이었던 콜로버스가 자신의 꿈을 키웠던 곳이 바로 포르투갈이라고 하네요. 리스본에서 지도 제작자로 활동하면서 대항해를 계획했지만 바르톨로메우 디아스와 바스코 다 가마 등 항해 기술과 경험이 풍부했던 탐험가들에게 밀려 왕실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대요. 포르투갈은 처음 도전하는 탐험가 콜롬버스에겐 기회를 주지 않았지만, 지금 여행자들에겐 많은 것들을 보여줄 준비가 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든든한 안내자가 있으니까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저자가 챙겼다는 『불안의 책』은 포르투갈 시인 페르난도 페소아의 책이에요. 그 책을 들고 페소아의 단골 레스토랑 '마르티뉴 다 아르카다'를 향했다는 건 이 여행이 가진 특색을 보여주고 있어요. 바로 인문 여행!
단순히 유명한 장소만을 골라 눈도장 찍고 인증샷만 남길 거라면 굳이 먼 여행을 떠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SNS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여행 사진이나 동영상을 감상하면 될 테니까요. 특히 배낭을 메고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면 온전히 나를 위한 목적을 품고 있어야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요. 무엇을 위한 여행인지, 어떤 것을 원하는지 명확할수록 여행의 즐거움은 커지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저자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명언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네요. 포르투갈의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도시 소개를 해주고 있어서 사진 속 풍경들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 것 같아요.
신트라는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가 아름답다고 해요. 시내 중심에 위치한 신트라 궁전을 지나 5분 정도 더 걸어가면 로렌스 호텔이 나오고, 거기에서 다시 도보로 5분 거리에 아주 특별한 관광지가 있어요. 헤갈레이라 별장의 하이라이트는 연못 입구예요. 거대한 돌들로 둘러 쌓여 있는 입구는 성인 한 사람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틈이 있고 지하로 내려가는 회오리 모양의 좁은 길이 있어요. 우와, 사진으로 봐도 놀랍네요. 이 거대한 홀의 모티브가 바로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이라고 해요. 보티첼리가 그린 신곡의 지옥 지도 그림과 사진을 비교해 보면 정말 소름이 돋아요. 상상에만 존재하는 공간을 현실의 건축물로 재현해놓았다는 점에 감탄하게 돼요. 이곳은 포르투갈을 여행하게 된다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에요.
유럽 대륙 최서단에 위치한 카보 다 호카의 환상적인 풍경이나 동화 같은 숲속 마을 도르네스, 레고 블록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어촌 마을 나자레, 기적의 도시 파티마, 불멸의 사랑 페드루 1세와 이네스의 묘가 있는 알코바사 수도원, 해리포터에 나올 것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의 렐루 서점, SF영화의 한 장면 같은 베나길 동굴과 해변은 책을 덮고나서도 자꾸 떠오르네요. 아하, 이것이 포르투갈에 물든 것이로구나... 언젠가는 꼭 가봐야겠다고 마음 속에 저장!
